Q. 결혼해보니 배우자가 나르시시스트입니다. 어떻게 이혼해야 할까요?
A. 나르시시스트 배우자와의 이혼은 일반적인 이혼과 양상이 크게 다릅니다. 이는 단순한 법적 절차를 넘어, 통제권을 둘러싼 격렬한 권력 투쟁이자 생존 전략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자기애성 성격장애(NPD)를 가진 배우자는 극도의 자기중심성과 공감 능력 결핍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들에게 이혼은 자신의 과대성이 위협받는 '패배'로 느껴지기 때문에, 상대 배우자를 반드시 굴복시켜야 할 '적'으로 간주합니다. 그 결과 일반 이혼보다 갈등 강도가 최소 3배 이상 높고, 소송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므로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법정에서 나르시시스트는 두 가지 전형적인 전술을 사용합니다. 외현적 나르시시스트는 거만하고 공격적인 태도로 상대를 무능력한 사람처럼 폄하하고, 내현적 나르시시스트는 피해자인 척하며 재판부의 동정을 얻으려 합니다. 두 유형 모두 혼인 파탄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모든 문제를 배우자에게 투사하는 경향이 큽니다.
이러한 고위험 소송에서 승리하기 위한 핵심 전략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감정을 철저히 배제해야 합니다. 상대의 인신공격에 반응하는 순간, 그들의 감정적 통제 전략에 말려듭니다. 둘째, 목표를 명확히 설정해야 합니다. 양육권인지 재산분할인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일관된 논리로 대응해야 합니다. 셋째, 증거 확보가 필수입니다. 폭행이나 부정행위처럼 분명한 사유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스라이팅·정서적 학대·경제적 통제 등 반복적 패턴을 보여주는 객관적 증거가 더 중요합니다.
특히 양육권 문제는 매우 신중해야 합니다. 나르시시스트 부모는 공감 능력이 부족해 아이를 자신의 욕구 충족 수단으로 삼을 위험이 큽니다. 배우자의 성격 특성이 아동의 정서 발달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입증하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또한 법원은 배우자가 나르시시스트인지 여부를 직접 판단하지 않으며, 이를 이유로 곧바로 이혼을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상대의 성향으로 인해 본인이 어떤 고통을 받았는지, 구체적 사례와 증거를 통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나르시시스트 대응 경험이 있는 법률·심리 전문가의 통합적 조력이 필요합니다.
혼인 기간 동안 무너진 자존감을 회복하고 장기간의 정서적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은 소송 중에도, 소송 이후의 삶에서도 필수적입니다.
나르시시스트와의 이혼은 마라톤입니다. 감정이 아니라 전략으로, 분노가 아니라 논리로 대응할 때 비로소 자유를 되찾을 수 있습니다.
〈도움말 법무법인 그날 이지은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