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못가는 줄 알았는데" … '이 지표' 보면 요즘 불장 증시 불균형 보인다[김민아의 뭐니머니]

입력 2025-11-14 11: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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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4200 돌파에도 ADR 지표상 침체 구간
대형주 쏠림 현상에 개미 박탈감 지속
"일부 주도주만 가는 장세 지속 전망"

ⓒ키움증권 HTS 캡처
ⓒ키움증권 HTS 캡처

"불장(Bull Market)이라는데 내 계좌는 파래요. 요즘 같은 장에 돈 못 벌면 주식 때려치라고 하는데, 저는 진짜 관둬야 하나봐요."

요즘 같은 증시 호황기, 모두가 다 웃는 건 아닌데요. 치솟는 종목에 뒤늦게 올라타 소위 물리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종목이 못 오르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현재 시장 상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ADR(Advance Decline Ratio)입니다.

주식 고수들이 주식시장에서 소위 시장의 과열 여부를 가늠해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를 판단할 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확인하는 차트인데요. ADR은 지수에만 적용이 되기 때문에 종목을 판단하는 지표가 아닌 시장을 보는 지표입니다.

이는 주식시장에서 상승한 종목 수를 하락한 종목 수로 나눈 비율입니다. 시장 전체 종목 중 오르는 종목이 많은지 떨어지는 종목이 많은지를 수치로 보여주는 것이죠. 시장의 매수 세력과 매도 세력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요.

ADR이 100% 이상이면 상승 종목이 하락하는 종목보다 많고, ADR이 100% 미만이면 내리는 종목이 오르는 종목보다 많다는 의미입니다. 쉽게 말해서 ADR이 높을수록 시장이 불장이고, ADR 낮을수록 시장이 약세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금 이 시장이 지수의 상승 대비 종목 흐름의 '균형'을 볼 수 있는 것이죠.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HTS 차트 우클릭 후 '지표 추가' 메뉴를 통해 ADR 차트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코스피, 코스닥별로 별도 지표가 제공됩니다.

이 지표를 추가해서 보면 지금의 불장에서 왜 개인 투자자들이 박탈감을 느끼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코스피가 4200대를 돌파했던 지난 3일 시장을 기점으로 보겠습니다. 역사상 최고점을 찍은 이날 코스피 ADR은 82.60%, 코스닥은 72.71%이었습니다.

ADR의 60~80%는 통상 침체 구간으로 분류합니다. 이 구간을 과대 낙폭인 우량주를 분할 매수해볼 수 있겠다는 장세로 평가하는데요. 특히 70%대 구간은 시장이 침체돼 있다고 봅니다.

코스피 지수가 3500대에서 4000대까지 무섭게 올라가던 지난 10월에도 월말로 가서야 ADR이 80%을 돌파했을 뿐 내내 70%대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지수는 크게 올랐지만 지수를 끌어올린 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일부로, 상대적으로 쏠림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입니다.

지수의 상승에도 쏠림 현상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특히 코스닥의 경우 그 모습이 두드러지는데요. 지난 13일 기준으로 코스피의 ARD은 90.18%인 반면 코스닥은 76.29%입니다. 전날(73.52%) 대비 상승했지만 여전히 70%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ADR을 보면 한편으로는 코스피보단 코스닥에 기회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도 판단해볼 수 있겠지만 소위 '가는 놈만 가는' 양극화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특정 주도주 중심으로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데 내년 전략 분석 결과 주도주 교체가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는 반도체 등 기존 주도주의 전망이 좋다는 의미보다 이미 급등한 종목으로 자금이 더 집중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