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셧다운 장기화, 국내 항공편 취소·지연 '하늘길 막혀'

입력 2025-11-09 16: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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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2천500여편 결항, 애틀랜타 공항 평균 4시간 이상 지연
유럽 미군기지, 6주째 급여 못받는 직원 수천명 달해
독일 정부, 미군기지 직원들 급여 대신 지급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로 국내 하늘길이 막히고, 공공기간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로 국내 하늘길이 막히고, 공공기간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39일째)로 국내 하늘길이 막히고, 유럽 미군기지에서는 6주 전부터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현지 직원은 수천 명에 달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항공청(FAA)이 항공편 운항 감축을 지시한 지 이틀째인 이날 취소된 항공편은 1천460편, 운항이 지연된 항공편은 6천편에 달했다.

첫날인 7일에는 1천25편이 결항되고 7천여편이 지연됐다. 평소에도 혼잡도가 심한 애틀랜타 공항에서는 항공편 운항이 평균 282분 지연됐다. FAA는 셧다운 장기화로 관제사 인력이 부족해지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40개 주요 공항의 항공편 운항을 10%까지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욕, 시카고, 애틀랜타 등 미국의 주요 허브공항이 모두 감축 대상에 포함됐으며, 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 등 주요 항공사가 영향을 받았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은 "더 많은 관제사가 출근하지 않을 경우 항공편을 20%까지 감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에서는 셧다운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공화당 존 슌 상원 원내대표는 셧다운 종료를 위한 양당 간 협상이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밝혔지만 합의안은 발표되지 않았다. 상원은 9일에도 이례적으로 회의를 열었지만, 협상 타결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해외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현지 직원들도 급여를 제때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주둔국에서는 현지 정부가 일단 급여를 대납해 자국 근로자들의 생활을 돕고 있지만 무급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늘고 있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셧다운 여파로 유럽 미군기지에서 6주 전부터 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한 현지 직원은 수천 명에 달한다. 이탈리아의 경우 5개 미군기지에 4천600명이 넘는 이탈리아 노동자들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2천여명이 10월분 급여를 받지 못했다.

포르투갈에서도 아조레스 제도에 있는 라제스 기지에 근무하는 현지 근로자 360명 이상이 임금을 받지 못했다. 현지 노조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과 포르투갈의 협정에 따라 무급휴직이 인정되지 않아 돈을 받지 못하는데도 출근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독일은 정부가 나서서 직원들의 급여를 대신 지급하기로 했다. 독일 재무부는 "미군 기지에 근무하는 직원 1만1천여명의 급여를 일단 정부가 대납하기로 했다"며 "셧다운이 종료되면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에서도 정부가 나서서 현지 직원들의 급여 문제를 대신 해결해준 것으로 전해진다. 린다 빌메스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교수는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현지 계약직 근로자들이 셧다운 기간 급여를 받지 못할 위험이 가장 크다"며 "이렇게 셧다운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