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국감, '깽판 콘테스트' 됐다…존재 가치 없어져"[일타뉴스

입력 2025-11-08 00: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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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국회의원, 쇼츠·슈퍼챗 경쟁 중"
"보좌진 밤새워 만든 자료, 쇼츠에 묻혔다"

-방송: 11월 7일(금) 매일신문 유튜브 '일타뉴스'(평일 오후 5~6시)

-진행: 조정연 아나운서

-대담: 조응천 전 국회의원(이하 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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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연: 마지막까지 김현지 실장의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하면서 결국 배치 몸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막을 내렸습니다. 자, 그러다 보니까 역대 최악의 국감이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의원님, 이번 국감에 대한 총평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응천: 저도 한 8년 국감을 해 봤는데 이번 국감은 지켜보기가 힘들어요. 저렇게 저질일 수가 있을까. 국감이라는 게 원래 행정부의 1년 동안 한 거, 그 정책이라든가 또 집행 과정에서의 문제점이 없는가, 또 예산을 허투루 쓴 게 없는가 같은 거를 국민의 입장에서 국민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잘못된 게 있으면 대안을 제시하고 책임질 게 있으면 책임을 추궁하고 하는, 그래서 국정이 조금이라도 나아지게 하는 그런 국회 고유의 권한인데요.

올해 국감을 보면 그런 국감의 원래 취지를 저는 찾지 못하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조요토미 히데요시에서 양자역학, 그리고 배치기로 이어지는 그 엽기적 행태에 다 가려졌는지 어쩐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보좌진들이 밤새서 제가 말씀드린 그런 본연의 역할을 하려고 자료도 만들고 추궁도 하고 그렇게 했는데 그게 다 묻혀버린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어요.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일타뉴스' 11월 8일 금요일 방송

원래 개가 사람을 물면 그건 큰 뉴스는 되지 않습니다마는, 사람이 개를 물면 그 뉴스가 됩니다. '내가 오늘 이렇게 개를 물었어요'라면서 쇼츠를 찍어대는 통에 비정상적이고 엽기적인 그런 발언, 행동, 또 드잡이, 누가 누가 더 세게 하나, 그래서 강성 지지층한테 얼마나 더 효과적으로 어필하냐, 그 경쟁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럴 것 같으면 국정감사는 이제 없어져야 됩니다. 전 세계적으로 그래도 이름이 제대로 알려진 국가 중에 국정감사 이렇게 한 달 동안 딱 날 잡아가지고 모든 부처, 모든 유관기관 상대로 탈탈 털어서 하는 이런 국정감사 제도를 가진 나라는 제가 알기로는 우리나라밖에 없습니다.

원래 이게 쭉 있어 오다가 유신헌법 때 없어졌거든요. 그러다가 민주화가 되면서 다시 부활을 시킨 건데요. 그때는 의미가 많았죠. 많았는데 점점 더 정치가 저급화되고 저열해지면서 이제는 깽판 컨테스트 비슷하게 돼버렸으니까 이거는 존재 가치가 없는 거 아닌가.

오히려 국정조사라고, 현안이 생겼을 때 예를 들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세월호 국정조사, 각 이슈별로 딱 잡아가지고 각을 잡고 파고들어가는 게 낫지, 그리고 통상적인 부처의 업무에 대해서는 상임위 활동을 통해서 하면 되겠지. 이렇게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를 바라고, 스타가 되기를 바라고 해서 각종 기행을 일삼고 하는 이런 작태를 참 보기가 민망합니다.

▷조정연: 이번 막말로 유명해진 그런 의원들도 많았잖아요.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일타뉴스' 11월 8일 금요일 방송

▶조응천: 그게 쇼츠죠. 쇼츠로 좋아요, 또 슈퍼챗 혹은 후원금, 이런 걸 노리고 매일 그 의원실에서 보좌진들 모아놓고 '왜 나는 이게 이렇게 안 오르냐, 구독 숫자가 안 오르냐, 조회 숫자가 안 오르냐'라고 보좌진들 닦달하는 의원들도 많대요.

▷조정연: 자, 이제 또 어제 있었던 대망의 국영 운영위 국감을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김현지 실장의 증인 출석 문제를 두고 여야가 충돌하다가 결국 1시간 만에 파행을 했는데요. 의원들이 퇴장하는 순간 급기야 배치기 몸싸움까지 일어났습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을 텐데요. 국회 선진화법까지 만들어 놓고 이렇게 수준 낮은 행동을 하는 걸 보면서 여야 진영과 상관없이 많은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았을까,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 장면은 또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응천: 어쨌든 이기현 의원, 이기현 의원, 이 두 의원 다 지금 민주당 기준으로 봤을 때는 그렇게 강성이라고 평가가 되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다는 그런 평가를 받던 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분들이 갑자기 이렇게 돌출 행동을 하니까 좀 많이 놀랐습니다.

'야, 이제는 저렇게 이상한 말과 행동을 하지 않으면 민주당 국회의원으로서 살아가기가 힘든 건가'라는 생각이 좀 들었고요. 어제 서로가 피해자라고 하는데 송언석 대표하고 이기현 의원하고.

제가 검사할 때 보면 폭력 사건들이 많이 오잖아요. 일반적으로 내가 때렸다고 얘기하는 사람 한 명도 못 봤습니다. 다 자기가 맞았대요. 다 맞았대. 옛날에 CCTV도 잘 없고 하니까 그러면 그걸 쌍피, 쌍방을 전부 다 피입건해서 피의자로 만드는 사건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이거는 카메라가 찍고 있었잖아요.

거기다가 국회의원이고 하면 그 양쪽이 다 자기가 피해자라고 했다가 아마 역풍이 불 걸 생각을 할 건데,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송언석 원내대표가 '왜 그 발언을 못하게 하느냐'고 막 추궁을 하고, 정회가 돼서 나가려고 하는데 저 멀리서 이기현 의원이 '왜 고함 지르냐'고 막 자기가 고함 지르면서 굉장히 빠른 속도로 와요.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조응천 전 국회의원. 매일신문 유튜브 '일타뉴스' 11월 8일 금요일 방송

처음에는 송언석 의원이 그걸 잘 모르고 있다가 되게 시끄럽고 자기한테 오는 것 같아요. 쳐다보니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냥 오더라고. 그러니까 치킨게임이 순간적으로 돼버렸는데 거기서 치킨 아웃을 해버리면 모양이 빠지니까 오히려 딱 그 이기현 의원 앞에 자기를 갖다 들이대면서 조금 내밀었던 것 같아.

그러니까 기 죽지 않으려고 내밀었던 것 같은데, 누가 가해자다 피해자다 할 것 없이 이거는 이기현 의원이 맥락 없이 그냥 고함 지르고 쫓아온 거 맞습니다. 나도 떠야 되겠다.

그리고 송언석 대표는 이렇게 1대1로 붙어버리면 근수가 다른데 손해인데, 어쨌든 자기가 내빼는 모양 빠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한 것 같은데 누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참 맥락 없이 볼썽사나운 그런 장면이었습니다.

근데요, 어저께 김현지 실장이 그거 가지고 계속 싸웠잖아요. 출석을 놓고. 저는 까놓고 얘기해서 양쪽이 포커를 치면서 블러핑을 하는 거하고 똑같다. 어쨌든 김현지 비서관.

▷조정연: 지금 실장이죠.

▶조응천: 실장. 실장은 무지하게 나가기 싫고, 그거 아니까 대통령은 '야, 그래도 나가는 국회에서 부르면 나가야지, 너 대기'라고 마치 국회를 존중하는 듯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또 여당은 어쨌든 그걸 막아내고, 야당은 끝까지 안 나와서 '애지중지 현지, 도대체 뭐 때문에 저러냐' 그런 냄새를 계속 풍기면서 앞으로도 그거 가지고 울궈 먹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고 해서 모두가 윈윈하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발언 전문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