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앞 던킨 1인 시위... 알고보니 "프랜차이즈 담당 일진"

입력 2025-11-08 16:05:15 수정 2025-11-08 17: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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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지남 던킨점주협의회장 "94% 점주가 돈 벌 생각에 기대, 엉뚱한 시위가 브랜드 이미지 망쳐"

7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7일 오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참여하고 있는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가맹점주도 아닌데 가맹점주 자격으로 국정감사장에 출석하려다 논란이 됐던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 공동의장 등이 7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SK텔레콤이 가입자를 상대로 진행할 50% 할인 행사에 던킨도너츠가 참여하는 게 "본사의 일방적 희생 강요" "할인 비용을 점주에게 떠넘겨 점주들이 죽어난다"는 이유에서였다.

확인 결과 강제가 아닌 자율 참여 형식이었고 SK텔레콤이 더 많은 부담을 지는 쪽으로 할인분담 구조가 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던킨도너츠 가맹점주 94% 이상이 이번 행사가 가져올 '매출 특수'를 기대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전가협 갑옷'을 입은 과대표된 일부가 마치 던킨도너츠 가맹점주 전체를 대변하는 것처럼 나선 것이다.

7일 매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전가협 소속 송 의장을 비롯 던킨도너츠 일부 점주는 이날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던킨도너츠 본사가 점주 수익 배분율을 낮게 책정해 행사를 강행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사실과 멀었다. 던킨도너츠 측은 "동의하지 않는 점포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완전 자율' 방식이다. 강제로 시킨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던킨도너츠 가맹점주 대부분도 이 행사를 원하고 있다. 던킨도너츠 본사가 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전 참여 의사 조사 결과 전체 대상 점포의 93.8%에 육박하는 501개점이 행사에 동의했다.

할인 부담도 SK텔레콤이 가장 많이 가져가고 이조차 지난해에 비해 좋아진 조건이다. 오는 11일부터 열흘 간 진행되는 전 품목 50% 할인 'SKT 고객 감사제' 분담률은 SK텔레콤과 던킨도너츠 본사가 37.5%, 가맹점주가 12.5%다. SK텔레콤 고객이 1만원짜리 상품을 5천원에 살 수 있는 행사인데 할인되는 5천원 가운데 SK텔레콤과 던컨도너츠 본사가 3천750원, 가맹점주가 1천250원을 각각 부담한다는 말이다. 기존 T-데이의 경우 할인 분담률은 할인률 50% 기준 SK텔레콤과 던킨도너츠 36%, 가맹점주 14%였다.

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은 전가협의 이런 시위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냈다. 노지남 던킨가맹점주협의회장은 "장사라는 건 마진이 조금 낮아지더라도 박리다매로 전체 수익 총액을 늘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마진이 조금 낮아져도 매출이 2배 이상 뛸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이를 마다할 장사꾼이 어디 있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대다수 선량한 점주는 이번 행사로 돈 벌 생각에 부풀어 있는데 대표성 없는 소수가 언론 플레이를 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며 "이미지 장사인 프랜차이즈에서 이런 막무가내식 시위는 영업방해나 다름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위를 주도하는 인물은 가맹점주도 아니면서 '전가협'이라는 외부 단체 타이틀을 달고 개인 이익을 위해 던킨도너츠 브랜드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 의장은 여러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송 의장은 '프랜차이즈 담당 일진'으로 불리는 전가협 공동의장으로 활발한 기업 압박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열린 국정감사 때 프랜차이즈 불공정행위를 증언해 줄 한 가맹점주라며 송 의장을 던킨도너츠 당진기시점 가맹점주 자격으로 부르기도 했다. 확인 결과 이곳 점주는 송 의장이 아니라 아들 김모 씨였다.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당시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왼쪽이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연합뉴스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국민참여선대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이해찬 당시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왼쪽이 송명순 전가협 공동의장. 연합뉴스

송 의장은 프랜차이즈 기업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국회 토론회와 언론 인터뷰를 가리지 않고 달려 들며 "은퇴 뒤 프랜차이즈를 차렸는데 월 100만원 벌기도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온 인물이기도 하다. 매일신문 취재 결과 송 의장은 고급 승용차 제네시스를 타고 다녔다. 그는 "약자의 손을 잡아주는 민주당을 도울 것"이란 취지 발언과 함께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달 초 충남 당진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인근 주차장에서 자신의 자가용
지난달 초 충남 당진에 위치한 던킨도너츠 인근 주차장에서 자신의 자가용 '제네시스 GV70'으로 다가가고 있는 송명순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

던킨도너츠 등 SPC 브랜드를 상대로 활발한 압박 운동을 전개해 온 전가협은 지난해부턴 연돈 볼카츠 사태에 뛰어들며 더본코리아 압박에 나서기 시작했다. 배달비가 너무 비싸다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앱 운영사를 압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