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리는 연금' 시대…ETF로 승부수 띄워
신한은행이 은행권 처음으로 퇴직연금 적립금 50조원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굴리는 연금' 시대로의 트렌드 전환을 포착해 ETF(상장지수펀드) 중심의 투자 상품 라인업과 높은 수준의 장기 수익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신한은행은 6일 운용관리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이 50조1천9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의 일등 공신은 단연 '투자형 상품'이다. 저금리 시대에 원리금 보장 상품만으로는 노후 대비가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고객들의 투자 수요가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이 흐름을 읽고 ETF와 TDF(타깃데이트펀드) 상품 공급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결과는 '적중'이었다. 올해 신한은행의 퇴직연금 ETF 적립금은 전년 대비 244%나 급증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다인 216개의 ETF 상품 라인업을 보유, '연금 투자 맛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히 상품 가짓수만 늘린 것이 아니다. 수익률이라는 본질에서도 성과를 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공시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10년 장기수익률은 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 전 부문에서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신한은행은 DB 고객의 DC 전환, 그리고 IRP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연금관리 모델을 구축해 전 영역에서 성장을 이뤘다. 특히 올해 3분기 기준 IRP 적립금 부문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사를 통틀어 전 업권 1위를 달성하는 기록을 달성했다.
신한은행은 업계 1위 등극에 만족하지 않고, 고객 혜택 확대를 통해 '왕좌 굳히기'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개인형퇴직연금(IRP)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 면제 대상을 대폭 확대한다.
기존에는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퇴직금을 1억원 이상 입금한 고객에게만 수수료를 면제해줬지만, 앞으로는 적립금 5천만원 이상 입금 고객으로 그 문턱을 낮췄다. 5천만원 이상 IRP 계좌에 보유한 고객은 사실상 퇴직금에 대한 IRP 수수료를 전액 면제받게 되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 체계와 디지털 혁신이 50조원 돌파의 원동력이 됐다"며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연금전문은행'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