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빚투 증가' 우려에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
"부동산은 가격이 떨어져도 회복 가능성 존재, 주식은 휴지 조각 될 수 있어"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레버리지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정치권과 금융시장에서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정부 고위 당국자가 국민에게 빚을 내 투자하라고 권유한 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코스피는 지난 4월 7일 이후 7개월 만에 매도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청년층 빚투 증가가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적정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부위원장은 "사무관 시절 분석한 자료다. 부동산, 예금,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의 10년간 투자 수익률을 비교하니 주식시장이 제일 나았다"며, 빚투 옹호 이후 주식 투자를 추천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우리는 샀다 팔았다 해서 (수익률이 안 나는 것이지) 10년, 20년을 놓고 보면 (주식이) 낫다"며 "배당 수익이 좋은 가치주 중심의 장기 투자를 하는 게 좋다"고 제언했다.
발언이 알려지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조용술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가 부동산 투자는 죄악시하더니, 주식 빚투는 미덕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고위 금융 당국자가 사실상 빚을 통한 주식 투자를 정당화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주식시장은 어떤 자산보다 외부 변수에 취약해 유동성 위기나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빚으로 투자한 청년과 서민은 한순간에 삶의 기반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막으면서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은 권하는 이중 잣대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할 뿐"이라며 권 부위원장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했다.
금융권의 시선도 엇갈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빚투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한 반면,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은 가격이 떨어져도 보유하면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위원장은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내 주식시장 전망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코스피 5000' 달성 가능성에 대해 "정부 당국자가 지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당연히 가능하고, 힘차게 우상향하는 대한민국 주가지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권 부위원장의 발언과 다르게 코스피는 급락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5일 오전 9시 46분 15초께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매도호가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발동 시점 당시 코스피200선물지수는 전일 종가보다 30.35포인트(5.20%) 하락한 552.80이었다.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상승 또는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