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출산은 한 여성과 그 가족 모두의 생활양식과 삶의 관점까지 영향을 주는 큰 변곡점이 되곤 한다. 최근에는 고령 임신 등 고위험 임신의 비율이 점차 높아지는 점과 맞물려 임신과 출산에 관한 건강 관리는 한 여성의 전 생애에 걸친 건강의 측면에서 고려되는 추세로 변하고 있다. 기간으로는 일반적으로 출산 후 1년까지 관리를 포함하며, 분야는 자녀 출산 계획 및 질환, 생활까지 아우른다.
이 중 임신 전(全) 단계에 걸친 체중 관리와 영양 섭취는 산모와 태아에 모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 고령·고위험 임신이 증가하면서 체중 관리와 영양 섭취는 필수 관리 영역으로 취급되고 있다.
◆ 5~9㎏ 체중 증가는 필수적
김유환 효성병원 고위험·고령산모센터 과장은 "임신 중 영양 섭취의 목표는 첫째 태아 성장의 보조, 둘째 모체의 건강한 체중 유지"라고 말한다. 영양분의 공급이 충분하지 못하면 태아의 성장과 발달, 산모의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임신에서 적절한 체중 증가는 필수적이다.
보통 체중의 여성은 임신 전에 비해 임신 말기에 11~16㎏, 저체중(BMI 18.5이하)은 13~18㎏, 과체중(BMI 25이상)은 7~11㎏정도의 증가, 비만(BMI 30이상)인 경우는 체중 증가가 없는 것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태아, 자궁, 혈액 등의 생리적인 증가량인 5~9㎏ 가량의 체중이 증가하는 것이 모체 및 태아의 건강을 모두 확보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임신 중반부(20주 가량)까지 4.5㎏의 체중 증가가 이상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비만이나 저체중일 경우, 임신을 계획활 때부터 최대한 정상 BMI에 접근한 상태에서 임신을 시도하고, 임신이 확인된 경우, 체중 증가량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관리해야 임신으로 발생하는 합병증 예방이 가능하다.
정상적인 체중 증가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식이 및 영양 상태 확인이 필요하다. 임신을 하게 되면 2삼분기(임신 13~26주차)부터 340㎉, 3삼분기(27주부터 분만까지)부터 450㎉ 이상의 열량을 평소보다 더 많이, 건강한 식사로 섭취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 영양소 섭취, 주의 기울여야
임신 초기에 엽산이나 철분 등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보통 산전 비타민과 미네랄 보충을 받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주의가 필요하다.
김유환 과장은 "비타민 A의 경우 일반 멀티 비타민제 안에는 임산부에게는 과도한 양이 포함돼 있어 임산부용 멀티 비타민을 복용하는 것이 좋으며, 레티놀(비타민 A) 유도체가 있는 제품은 기형 유발 문제로 보통 임신 중과 임신 준비중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비타민 D는 태아의 성장과 발달에 매우 중요하다. 매일 600단위(IU)의 섭취를 권장하고 있다. 만약 엄격한 채식주의자(비건)거나 햇빛을 잘 보지 못하는 환경에 처한 경우, 유제품 섭취를 하지 않는 경우라면 비타민 D 결핍 위험성이 있으므로 비타민 D 검사 및 보충이 필요하다.
엽산(비타민 B9)은 태아와 태반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 전부터 임신 6주 까지의 농도가 태아 신경계 발달에 중요하기 때문에 임신 시도 전부터 1삼분기(임신 1~12주차)까지는 엽산복용을 권장한다.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은 신경조직 발달에 필수적이며,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아 기름기 많은 생선 또는 호두 등의 곡류로 섭취하게 된다. 만약 생선으로 보충하는 경우에는 일주일에 1~2인분 가량의 생선을 섭취하면 충분하다.
철분은 헤모글로빈 생성에 중요하며, 보통 12~20주 경 부터는 필수적으로 복용하는 것을 권장하나, 평소 철분 섭취량, 빈혈 수치, 변비 등의 소화기계 증상등을 고려하여 복용 시작 시기를 정하는 것이 좋겠다.
칼슘은 보통 비타민 D와 함께 태아의 골격과 조직 형성과 연관이 있으며, 상당수의 산모는 적절한 칼슘 섭취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필요시 칼슘 복용이 필요하겠다. 그러나 이는 일반적 칼슘 권장량과 동일하기 때문에 섭취에 조금 더 신경 쓰는 정도로도 충분할 것이다.
임신 중 단백질 섭취 권장량은 체중 당 하루 0.8~1.1g 정도다. 만약 산모가 채식주의자라서 동물 유래 식품을 일절 섭취하지 않는다면 단백질과 함께 결핍되는 필수 영양소 보충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김 과장은 "이외의 영양소는 아직 그 효과가 정확히 판명되지 않았거나 임신에서의 영향이 미미하거나 평소 식사로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등 추가 섭취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며 "만일 입덧, 임신 당뇨, 음식 섭취에 문제가 있거나 종교 등의 이유로 특정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 경우, 출산과 다음 임신까지의 간격이 너무 짧은 경우, 쌍둥이 이상의 다태 임신의 경우에는 주치의와 영양 섭취에 관련해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김유환 대구 효성병원 고위험·고령 산모센터 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