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개입 중요한데…대구 기초학력 전담교사 '0명'

입력 2025-10-30 1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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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대구지역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안해
대구시교육청 "다양한 기초학력 지원 프로그램 운영"

수업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수업 관련 자료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을 대상으로 개별 지도를 통해 정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초학력 전담교사'가 대구에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좋은교사운동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5년 시도별 기초학력 전담교사제 시행 현황'을 발표했다.

2021년 제정된 기초학력 보장법에 따르면, 학교장이 학습지원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을 지정하고 교육부 장관 및 교육감은 기초학력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의무사항은 아니어서 지역 간 편차가 크다.

강원, 경북, 광주, 대전, 울산, 전남 등 6개 시도는 정규교원을 중심으로 전담교사를 배치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대구를 비롯한 서울, 경기는 아예 이 제도 자체를 시행하지 않고 있었다.

현장 교사들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와 학습 태도, 정서 함양을 위해서라도 기초학력 지도를 위한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대구 초등학교 2학년 담임교사 김모(36) 씨는 "기본적으로 읽고 쓰고 셈하는 것이 어려운 학생들은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경우 학습 태도나 정서에도 영향을 미쳐 수업을 방해하거나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들이 조기 개입해 1대 1 맞춤형 교육을 제때 제공하면 단기간에 기초 수리력과 문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교육청은 학습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을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모든 학교에 '기초학력 담당 부장교사'를 배치해 교육 운영계획 수립, 지원 대상 관리 등 학교별 여건에 맞는 기초학력 지원을 총괄하고 있다. 또 담임교사와 수업 협력교사가 함께 진행하는 '1수업 2교사제'를 통해 개별 맞춤형 학습 지원을 강화하고,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두드림학교'를 운영해 학습·심리·정서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기초학력 전담교사제가 기초학력 지원 사업 전체를 대변하는 게 아니고 전담교사가 없다고 해서 지원 체계가 부족한 것도 아니다"며 "대구는 기초학력 지원 모범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고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률도 전국에서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조사를 진행했던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시도교육청의 여건이나 행정 효율에 따라 보조 사업처럼 운영할 것이 아니라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일관되고 지속 가능한 제도로 정착시켜 지역 간 교육격차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