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세계에 알린 독일인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광주로 데려다 준 택시운전사 김사복 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택시운전사'(2017, 힌츠페터 역은 독일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 김사복 역은 배우 송강호)의 두 주인공이 5.18 유공자로 지정될 지 주목된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8일 오후 10시 23분쯤 페이스북을 통해 이날 국회 정무위 종합감사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에서 건넨 부탁을 바탕으로 '위르겐 힌츠페터와 택시운전사 김사복은 5.18 유공자로 지정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국정감사 바쁜 와중에 잠시 짬을 내어 서울 국제 휘슬러 영화제 폐막식에 다녀왔다. 휘슬러영화제는 세상에 정의와 인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저항하고 고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꼭 알리고 싶은 이야기를 소개하는 영화제이다. 휘슬러영화제 폐막식 작품은 1980년대 광주 참상을 세계에 알린 독일 제1공영방송(ARD)특파원 기자였던 힌츠페터 다큐멘터리 '위르겐 힌츠페터 스토리'였다. 힌츠페터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김사복 님과 함께 1980년 5월 광주참상을 세계에 생생하게 알린 '푸른 눈의 목격자'로 유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80년대 중반 이후, 대학가에서 돌던 그 비디오의 충격은 많은 학생들을 거리로 이끌어 군부독재를 끝낼 수 있었다. 저도 86년, 87년 그 지하에서 보았던 고등학생이었다"고 자신과 힌츠페터의 인연도 소개했다.
민병덕 의원은 "힌츠페터는 광주의 청년들과 같이 묻히고 싶어했다. 노년의 힌츠페터는 광주 계엄군 환영에 시달렸고, 당시 부상으로 여러차례의 허리 수술을 했다. 지금 유해 일부가 망월동 구 묘역에 안장돼 있는데 동판 추모비 주위 환경이 옳지 않은 곳에 있다. 화장실 옆이고 정화조가 2m 거리라 악취가 심하다"고 전했다. 참고로 힌츠페터는 지난 2016년 향년 78세로 사망했다.
그러면서 "힌츠페터의 3차례 목숨을 건 광주 잠입 취재활동이 없었다면 우리가 그 당시 상황을 이렇게 생생하게 볼 수 있었을까? 국내 언론이 통제된 상황에서 누가 광주의 참상을 알 수 있었을까?"라고 물으면서 "이 분 아니었으면 다 묻혔을 일"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저는 폐막영화제에 참석한 유일한 국회의원으로, 국가보훈부를 관할하는 정무위 국회의원으로 보훈부 장관에게 이 부분을 의견을 드리고자 마음 먹었다"면서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도 떠올렸다. 민병덕 의원은 "작년 12월 3일, 국회로 나갈 때의 심정은 다시 한 번 5.18이었다. 그때 시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주지 않았다면 않았다면 여기 많은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찾아다닐 가능성이 있지 않았을까, 불귀의 객이 돼버렸을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대한민국 헌정사 속 5.18과 계엄 사태의 연결고리도 짚었다.
▶이어 글 말미에서 힌츠페터와 김사복 씨, 두 사람의 5.18 유공자 지정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우선 김사복 씨와 관련해 "종합감사 마지막 날, 저는 보훈부 장관에게 질의했다. 1984년 작고(향년 52세)하신 김사복 님은 40년 전 의료기록이 없어 5.18 보상 못 받고 유공자가 되지 못했다. 현재 유족들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의견 제출로 심의 중에 있다. 잘 살펴봐 주시길 부탁드렸다"고 밝혔다.
또 힌츠페터와 관련해서도 "5.18 유공자가 되려면 5.18보상법에 정의된 '관련자'가 돼야 한다"며 "현재는 조항에 없지만 '5.18민주화운동을 역사적으로 기록하고 대내외에 알린 기여가 큰 자' 조항을 신설해서 힌츠페터에게 적용하면 어떨까 한다. 못 할 이유가 없지 않나?"라고 제안했다.
민병덕 의원은 "보훈의 3요소는 호국, 독립, 민주"라며 "보훈의 품격이 곧 그 나라의 품격이고 국격이다. 보훈은 푸른 눈의 민주주의 수호 기자에게도 흘러넘쳐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