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다. 삼성전자 주가도 10만 원을 넘어섰고, 반도체와 AI(인공지능) 열풍이 증시를 견인하며 한국은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압도적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0일 3,000을 넘어선 지 약 4개월 만에 4,000을 돌파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는 64.27% 상승, 주요 20개국(G20) 중 유일하게 60%대 수익률을 냈다. 코스피는 연초 2,399.49에서 전 거래일 기준 3,941.59로 10개월 만에 1,500포인트 넘게 뛰었다. 같은 기간 일본 닛케이225는 25.98%, 독일 DAX 22%, 홍콩 항셍지수는 30% 상승에 그쳐 격차가 뚜렷하다.
이달 들어 코스피의 상승세는 유례가 없을 만큼 가파르다. 9월 장중 3,317선을 돌파하며 4년 만에 최고점을 경신한 뒤, 10월 들어 1~4거래일 간격으로 '마디 지수'를 잇달아 갈아치우며 3,500→3,600→3,800선을 연속 돌파했다. 결국 27일 장중 4,000선을 넘어서며 한국 증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이 같은 상승의 중심에는 반도체 대형주가 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반도체 업황 회복 전망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쌍끌이'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는 3분기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발표했고, SK하이닉스도 사상 처음 영업이익 10조 원 달성이 유력시 된다.
반도체 독주 흐름 속에서 자동차·2차전지 등 전통 제조업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 장기화로 눌려 있던 현대차·기아 주가가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타결 기대감에 강하게 반등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반도체 주도장에서 벗어나 10월엔 2차전지, 자동차, 증권 등 업종 전반의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적으로는 조정 구간을 거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5,000포인트를 향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시장 확산을 위해선 개인 투자자의 복귀와 정책적 신뢰가 필수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는 8조 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 원, 2조 원 이상 순매수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은 ETF를 통한 간접투자에 머물고 있다"며 "정책 신뢰와 세제 혜택이 뒷받침돼야 개별 종목 투자로 복귀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