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경남 거제시를 연결하는 거가대교에서 30대 남성이 여자친구를 흉기로 찌르고 다리 밑으로 떨어뜨리려한 사건이 발생했다.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5일 새벽 5시쯤 거가대교에서 30대 남성 A씨가 살인 미수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구속됐다.
A씨는 피해자와 약 3년간 교제한 사이였다. 평소 다정하고 배려심이 많은 편이었는데 3년 동안 이직만 15차례 했을 만큼 회사생활에는 잘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2년 전부터 과대·피해망상 증상이 나타났다. A씨는 피해자에게 "누가 나를 해킹한 것 같다", "도촬당하는 것 같다" 등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했으며 직장 동료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피해자의 도움으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이에 지친 피해자는 결국 A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이별을 통보했다. 그러자 A씨는 "최근 잠을 못 자 예민했던 것 같다", "얼굴 보고 얘기하는 게 맞지 않냐"며 14일 피해자가 있는 부산으로 내려왔고, 갈등도 잘 봉합했다.
이들은 거제시 한 숙소에서 시간을 보낸 후 이튿날 새벽 다시 부산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거가대교를 넘어가는 차 안에서 다시 A씨의 피해망상이 시작됐다. A씨는 대교 한복판에 차량을 세우더니 피해자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다.
이후 "내가 착각한 것 같다", "나 해킹당한 것 같다", "해킹 관련 문자가 왔다", "해킹범이 얼마나 연루된 건지 모르겠다"고 횡설수설했다.
피해자가 "힘든 일이 있냐"고 묻자 A씨는 "우린 다 같이 죽어야 한다"며 자켓 안에서 흉기를 꺼내 피해자를 찔렀다. 이후 피해자를 들어 올려 다리 난간 밖으로 떨어트리려고도 했다.
피해자는 겨우 A씨 손을 뿌리치고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다리를 지나는 차량을 붙잡아 도움을 요청했고, 행인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행범 체포된 A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피해자는 '사건반장'에 "아직도 범행 이유를 모르겠다. 심신미약으로 처벌이 약할까 걱정된다. 미쳐서 한 짓이든 제정신으로 한 짓이든 흉기까지 준비해 살인을 계획한 것"이라며 엄벌을 탄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