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서 '김현지' 국감 출석 여부 두고 여야 공방
과방위서도 여야 '설전'…"KBS 보도 편향", "최민희 독재"
'現 정부 탓 vs 前 정부 탓' 입씨름도 이어져
지난 13일 시작된 국회 국정감사가 9일 차를 맞으며 반환점을 맞았으나 정책 국감보다는 여야 간 정쟁과 공방, 입씨름만 두드러지고 있다.
23일에도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에서 피감 기관을 대상으로 일제히 국감을 진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의원 간 날 선 발언들이 오갔다.
이번 국감 최대 싸움터가 되고 있는 법사위 회의에선 이날도 어김없이 여야 의원의 공방이 벌어졌다. 국감에 앞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의 국감 출석 여부를 논의하는 게 단초가 됐다.
야당은 김 실장과 이재명 대통령의 관계를 영화 '아수라' 등장인물들에 빗대며 이 대통령 관련 재판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 실장이 국감에 출석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통령과 김 실장은 피보다 진한 '가족 공동체' 아니냐"면서 중인 출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여당은 국감 출석 대상이 아닌 김 실장을 국감장에 불러내는 것은 국민의힘이 근거 없는 '낭설'에 기반해 불필요한 정쟁을 유발하려는 것이라고 맞섰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김현지는 여성이다. 그분한테 '이 대통령과 내연 관계다', '김정일 딸이다', '북한에 돈을 제공했다' 등 낭설을 퍼뜨리는 게 바로 당신들(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여야의 공방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감장에서도 되풀이 됐다. 국민의힘이 최민희 과방위원장(더불어민주당) 자녀 결혼식 및 MBC 보도본부장 국감장 퇴장 조치 논란을 집중적으로 쟁점화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반발한 것이다.
박정훈 의원은 최 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을 거론하며 "최 위원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권력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독재자의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과방위 민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은 "(이 자리는) 최 위원장에 대한 청문회도 아니고 국정감사도 아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여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박장범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게 KBS의 보도 편향 논란과 경영실적 부진 책임을 잇따라 제기하자 야당 의원은 "독재적 모습에 굴복하면 안 된다"며 박 사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국감에서는 중소기업 경기 침체의 책임 소재를 두고 여야 의원들이 서로 상대방 정부의 탓으로 돌리며 공방을 벌이는 모습도 연출됐다.
권향엽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에서 중소기업을 상대로 한 부실 대출 건수가 늘어난 점 등을 언급하며 "윤 전 대통령이 전용기에서 소주를 마시고, 김건희 여사가 명품 가방을 수수하는 동안 우리 중소기업은 경영난에 발을 동동 구르고 긴급대출을 받으러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윤건희 정부 운운하셨는데, 이번 국감에선 여러 상임위에서 '이현지'(이재명·김현지) 정부가 걱정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높다"고 맞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