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서 한미 관세 합의문 발표되나

입력 2025-10-22 17:10:43 수정 2025-10-22 19: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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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정책실장과 산업부 장관 귀국 2-3일 만에 함께 방미길 올라
현금 직접 투자 최소화한 분할 방식 미국 투자에 양국 공감대 이루느냐가 관건
경주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양국 정상회담에서 최종 발표 가능성 있어
관세 협상 합의되면 원자력협정 등 담은 안보합의 내용 공개도 가능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 한미 관세 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김 실장 오른쪽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2일 한미 관세 협상 추가 논의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기 앞서 발언하고 있다. 김 실장 오른쪽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연합뉴스

대한민국 경제를 흔드는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는 한미관세협상이 막바지로 치닫는 분위기다.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 제품의 관세를 인하하는 대신 우리 정부와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규모와 방식을 확정하는 양국 사이 합의가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2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의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실장과 김 장관은 지난 16일에도 미국을 찾아 러트닉 장관 등과 협상을 벌인 뒤 19∼20일 차례로 귀국한 바 있다.

두 사람이 불과 2∼3일 만에 다시 출국길에 오르면서 앞서 김 실장이 지난 19일 귀국길에 말했던 "한두 가지 남은 쟁점"에 대해 양국의 이견이 좁혀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지난 7월 30일 관세 협상 타결 당시 3천500억 달러 투자와 관련해 일본처럼 미국이 구체적인 투자처를 정하면 한국이 45일 안에 투자금을 특수목적법인(SPV)에 입금하도록 하는 등 사실상 '투자 백지수표'를 요구했다.

하지만 '3천500억 달러'는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0%에 해당하며 2026년도 예산안(728조원)의 약 7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에 대미 투자 계획이 현금성 위주로 짜일 경우 한국 경제에 막대한 부담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직접 현금을 내놓는 지분 투자(equity)는 5% 수준으로 하고 대부분을 직접 현금 이동이 없는 보증(credit guarantees)으로 하되 나머지 일부를 대출(loans)로 채우는 방안을 제안하면서 미국과 협상을 진행해 왔다.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경주 APEC 정상회의 개막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키우는 배경이다.

두 나라 당국자들이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지는 한미 정상회담이 협상을 마무리할 기회라는 공감대 아래 막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경주에서 양 정상이 합의문을 발표할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도 나온다.

특히 만약 관세 협상이 최종 타결된다면 양국 간 합의된 '안보 패키지'도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실장은 "이전의 워싱턴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에 잠정적으로 합의된 성과들이 많이 있는데, 통상과 관련한 MOU가 마무리되면 이를 한꺼번에 대외적으로 발표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합의 내용에는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재처리 권한 확대를 뼈대로 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한국의 국방비 증액 및 미국산 무기 구매 등 합의된 내용들도 발표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