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교육위 국감, "낮은 이행률로 경북대 D등급" 질타
1년 차 50억 배정, 2억 집행·48억 이월…"보완 후 완료율 높아져"
인수인계 부실·지자체 협력 부진…국회 "사업 추진력 없다"
글로컬대학 사업 첫해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경북대학교(매일신문 6월 6일)가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 비판을 받았다. 예산 집행률 저조와 과제 이행 부진, 지역 협력 미흡이 연이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번 더 낮은 등급을 받으면 사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라는 우려까지 나왔다.
국회 교육위원회 22일 오전 대구시교육청에서 경북대와 강원대 등 지역 국립대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D등급은 최하위 등급이며, 동일한 등급이 반복되면 사업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질의 과정에선 경북대의 사업 추진 실적이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첫해 배정 예산 50억원 중 실제 집행액은 2억 원에 그쳤고, 48억원이 이월된 상태였다. 고 의원은 "사실상 사업이 멈춰 있었다"고 비판하며, 집행률 저조의 원인을 물었다.
이날 공개된 평가 보고서에는 예산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추진력 부족이 드러났다. 정부의 경북대 연차평가 종합의견서에 따르면 "예산의 집행실적이 극도로 저조해 실행계획에서 제시한 프로젝트가 실질적으로 진행됐는지 의문"이라며 "대학본부의 진행 의지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해 보인다"고 제시됐다.
또한 과제 이행 항목 중 '완료'는 39.91%에 불과했고, '추진중' 38.99%, '미추진' 21.10%로 나타났다. 고 의원은 "'추진중'으로 분류된 항목이 많지만 실제로는 세부 과제 다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부 사업 중 하나라도 추진 중이면 전체를 '추진중'으로 묶는 방식이 문제로 지목됐다.
허영우 경북대 총장은 낮은 평가 결과에 대해 "송구스럽다"며 개선 의지를 밝혔다. 허 총장은 "사업비 집행률은 낮지만 제도 개혁과 기반 조성 등 필수 준비 과업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경북대는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당시 2023년에 한 차례 탈락했다가 지난해 2차 공모에서 선정된 바 있다. 허 총장은 "사업 준비는 전임 총장 때부터 진행됐고, 본인은 지난해 11월부터 임기를 시작했다"며 인수인계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2차 연도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서 평가를 바꾸겠다"고 했다.
사업 추진의 또 다른 문제로 지자체와의 협력 지연이 거론됐다. 고 의원은 "사업 선정 이후 바로 협약이 진행됐어야 하지만, 대구시와의 협의가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사업의 핵심 인력 구성이 늦어진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경북대는 보완계획서를 제출하며 일부 지표를 개선했다고 밝혔다. '완료' 항목은 78.90%로 상승했고, 미이행 과제의 보완 계획도 제출됐다. 다만 "보완 과정에서도 과제 분류가 달라지는 등 체계적 관리가 여전히 부족하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경북대의 사업 추진력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제도적 한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장 교체 시점과 사업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초기 추진이 지연됐고, 국고 예산 교부 시점이 늦어 실제 집행이 상반기로 밀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