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한화 외인 선발 모두 꺾고 1승 1패
대구 라팍의 3차전 선발은 에이스 후라도
후라도, 한화 베테랑 류현진과 선발 대결
타선에선 김태훈 맹위, 구자욱 침묵 깨야
'가을의 전설'을 쓸 수 있을까. 삼성 라이온즈가 '사자굴' 대구로 한화 이글스를 불러들인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3차전은 시리즈의 성패가 달린 승부. 에이스를 내보내 독수리의 숨통을 죌 생각이다.
삼성의 기세가 좋다. 적지 대전에서 1승 1패. 18일 1차전에선 8대9로 졌으나 19일 2차전은 7대3으로 잡았다. 무엇보다 한화가 자랑하는 막강 선발 '원투 펀치' 코디 폰세(6이닝 7피안타 6실점)와 라이언 와이스(4이닝 9피안타 5실점)를 무너뜨린 게 고무적이다.

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 이제 승부는 원점이지만 흐름을 탄 건 삼성이다. 굳게 믿었던 폰세와 와이스가 무너진 게 한화로선 큰 충격. 계산이 이틀 연속 어긋났다. 18일 강속구를 뿌리는 신예 마무리 김서현(⅓이닝 3피안타 2실점)마저 삼성의 화력 앞에 무너졌다.
21,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시리즈 3, 4차전이 열린다. 라팍은 10개 구단 가운데 관중 동원력이 최고인 곳. 홈 팬들의 함성이 상대를 주눅 들게 하고,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자화자찬이 아니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오가는 얘기다.

삼성이 3, 4차전에 쓸 수 있는 선발투수는 원태인과 아리엘 후라도. 한화는 류현진과 문동주다. 후라도가 3차전 선발. 원태인에게 좀 더 쉴 시간을 주기 위한 조치다. 한화는 류현진이 먼저 나온다. 문동주는 1차전에서 불펜 역할을 맡아 하루 더 쉰다.
후라도는 삼성의 에이스. 폰세처럼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안정적인 선발. 정규 시즌 30번 등판해 23회나 퀄리티스타트(선발투수의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7이닝 이상 던진 것도 15번이다. 경기 운영 능력이 일품이다.

3차전은 시리즈의 향배를 가리는 승부. 여기서 밀리면 다시 판을 뒤집기 힘들다. 후라도가 삼성의 승부수란 뜻. 후라도는 정규 시즌 한화에 강했다. 2경기에 등판해 2승, 평균자책점 0.64. 14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7이닝 무실점)에서도 잘 던졌다.
한화 필승 카드는 신예 강속구 투수 문동주. 3차전에서 앞서는 상황이 된다면 류현진에 이어 그가 등판할 수도 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김경문 감독은 그런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있는 인물. 그리 되면 4차전에선 정우주 등 불펜을 모두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자랑인 화력은 건재하다. 특히 김태훈의 방망이가 뜨겁다. '가을 야구'에선 이른바 '미친(?) 선수'가 있어야 이긴다는 속설이 있다. 마운드에선 최원태가 그런 경우. 타선에선 단연 김태훈이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홈런 포함 5안타를 터뜨렸다.
타선이 후라도의 호투를 뒷받침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 현재 흐름이라면 베테랑 류현진과의 승부도 해볼 만하다. 다만 공격의 핵 구자욱이 침묵을 깨야 르윈 디아즈와 시너지가 난다. 구자욱은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래도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을 믿는다. 여전히 구자욱을 3번 타순에 배치할 생각이다. 박 감독은 "타선 균형이 좋은 상황이다. 구자욱만 살아나면 좋겠다"며 "살아날 거라 믿고 있다. (구자욱을 다른 타순에 배치하는) 타순 변화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