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출마 예상 후보자 지지도 여론조사(영남일보 10월 15일 발표, 만 18세 이상 대구 시민 820명 대상, 리얼미터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4%포인트)에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1위(21.2%)를 기록한 것에 대해 지역 내 의견이 분분하다. "이재명 정부에 맞서 온 전사(戰士) 이미지가 부각됐기 때문"이라는 견해,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는 견해,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이 될 경우 정부·여당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인 대구시의 큰 사업들이 장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견해 등.
더불어민주당은 이 전 위원장이 방송통신위원장에 취임하자마자 탄핵소추해 직무를 정지시켰다. 헌법재판소의 기각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했으나 민주당의 공세는 끊이지 않았다. 편향적 언론관, 방송 장악 시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급기야 추석을 목전(目前)에 두고 경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이 전 위원장을 체포했다. 이런 점들이 이 전 위원장에 대한 대구 시민들의 지지도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 전 위원장의 전투력이 대구시장직 수행(遂行)에 오히려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많다. 신공항 건설, 취수원 이전 사업, AI 로봇 수도 조성, 미래 모빌리티 산업 육성,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등 대구의 주요 추진 사업 모두 정부·여당과 긴밀한 협력과 지원이 필요한 사업들이다. 각종 예산 확보, 국책사업 유치, 규제 완화 역시 중앙정부와 협업 없이는 어렵다. 여기에 대구는 인구 감소, 청년 유출, 산업 구조 개편 등 복합적인 과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여당과 각(角)을 세워 온 인물이 시장이 될 경우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시(市) 정책이 정치 갈등에 휩쓸리게 되고, 대구 발전, 대구 시민의 삶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장은 235만7천 명 대구 시민의 삶을 돌보는 행정 수장(首長)이자 경영자이지 전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이 전 위원장의 차기 대구시장 선거 출마 여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이 전 위원장이 뛰어난 전사라는 사실, 국민의힘이 전사 부족에 허덕인다는 점, 대구 발전에 정부·여당의 협력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국가 경제에 부담을 주는 각종 입법을 밀어붙였음에도 국민의힘은 무기력했다. 이는 단순히 의석수가 민주당에 밀리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본다. 싸워야 할 시점에, 싸워야 할 자리에서, 싸워야 할 쟁점과 싸우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위원장이 단기필마(單騎匹馬)로 정부·여당에 맞서는 모습은 보수·우파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당이 이 전 위원장이 취임하자마자 탄핵소추하고, 임기가 보장된 자리에서 쫓아내기 위해 정부 조직을 개편(방송통신위원회 폐지→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신설)하는 '위인폐관'(爲人廢官)까지 했다. 이는 그만큼 그의 전투력이 강함을 방증한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국민의힘이 이진숙을 공천해 국회에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그가 싸움에 적절한 무장(武裝)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보수 정치의 역동성을 보여 주자는 말이다. 국민의힘이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