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교협, 등록금 회비로 23회 호텔 회의…학생 부담 논란

입력 2025-10-19 12:0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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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비 인상 뒤에도 호텔 회의 관행 지속…"학생·학부모 전가"
24회 중 23회 호텔 개최, 6억5천만 원 집행
1인당 식대 최대 19만5천원·숙박비 64만원·대관료 평균 1천308만 원

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202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2024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추진한 대학 총장들이 학생 등록금으로 조성된 회비를 사용해 호텔 회의를 이어온 사실이 드러났다. 회비 인상까지 단행했지만, 고비용 회의 관행은 줄지 않아 부담이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대교협 이사회·정기총회·총장세미나 24회 중 23회가 호텔에서 열렸으며, 회의비 약 6억 5천만원이 회비 회계에서 집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교협 회비는 통상 회원 대학의 등록금 회계에서 납부된다.

대교협은 2023년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회비 감소를 이유로 22년간 동결됐던 대학별 기본회비(기존 300만 원)를 학교 규모별 5단계 체제로 개편해 인상했고, 14년간 동결된 학생 1인당 회비도 2천100원에서 2천300원으로 올렸다. 인상안은 2024년 정기총회와 제259차 이사회를 거쳐 최종 확정됐다.

그 결과 회비 수입은 2023년 약 35억1천만원에서 2024년 약 40억1천만원으로 약 5억원이 늘었다. 올해의 경우 8월 기준 약 38억9천만원의 회비 수입이 확인됐다.

최근 3년간 대교협 정기총회와 하계총장세미나의 집행 내역을 보면, 1인당 식대는 2022년 정기총회 6만2천592원이던 것이 2024년 하계총장세미나에선 19만5천원으로 늘었다. 숙박비는 2023년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하계총장세미나에서 임원에게 제공된 64만800원(2박)이 가장 많았다.

행사장 대관료는 평균 1천308만 원으로, 최고액은 2025년 정기총회(웨스틴 조선호텔)가 1천520만원, 최저액은 2023년 하계총장세미나(인천 그랜드 하얏트 호텔) 911만원이었다. 평균 대관료 1천308만원은 올해 최저시급(1만30원) 기준 약 1천304시간을 일해야 벌 수 있는 금액으로, 주 15시간 아르바이트로 환산하면 약 87주, 즉 1년 8개월 동안 일해야 모을 수 있는 수준이다.

대교협은 회비 인상 이후에도 호텔 회의를 줄이지 않았다. 2024년 2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이사회 7회, 하계총장세미나 2회, 정기총회 1회가 모두 호텔에서 진행했으며, 약 3억원이 회비 회계에서 집행됐다.

백승아 의원은 "대학 재정난을 이유로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던 대교협이 정작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은 외면한 채 등록금으로 마련된 회비로 호텔 회의를 이어간 것은 명백한 방만 운영"이라며 "등록금은 학생과 가정의 희생으로 마련된 소중한 재원인 만큼, 대교협은 즉시 낭비성 지출을 중단하고 운영 전반을 투명하고 책임있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