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수주·착공 타격, 건설업계 가시밭길

입력 2025-10-16 17:37:38 수정 2025-10-16 20: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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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양 물량 80% 이상 차지…산업재해 리스크·노조법도 부담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바라본 한강 일대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바라본 한강 일대에 물안개가 피어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고강도 '10·15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 건설업계 앞날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였다. 정부가 서울 전역과 수도권 12곳을 '삼중 규제 지역'으로 묶으면서, 정비 사업 지연으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고 국내 건설사의 주택 매출이 감소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예측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배세호 iM투자증권 연구원은 '10·15 부동산 대책 코멘트' 보고서를 통해 정비사업 지연으로 인해 건설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투기과열 지구 지정 시 민간 택지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 수 있어 시세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 산정될 경우 조합원 사업성이 훼손돼 정비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정비사업의 사업성 저하는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 및 착공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의 경우 분양 물량 80% 이상이 정비 사업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 2021년 이후 공사비가 30% 이상 치솟으면서 2020년 대비 전반적인 정비 사업의 사업성이 떨어진 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5년 9월 기준 전국 누적 분양 물량은 14만5천가구(부동산 R114 기준)로 전년대비 16% 감소했다. 서울은 전년 대비 46%나 쪼그라들었다. 아울러 지방 부동산은 여전히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이주비 대출은 변동 없이 최대한도 6억원이 일괄 적용되더라도 현재 시장에서는 사업성이 높고 입지가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는 점에서 우려의 여지가 있다"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주택공급 확대라는 정책방침과 상충된다"고 분석했다.

이밖에 건설사들을 옥죄는 복합 규제 리스크도 정비사업 추진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관련 보고서를 통해 "지난 9·7 대책에서 공급대책이 공공 위주로 발표된 가운데 건설사들에 대한 안전 관리 강화 정책에 따라 시장에서는 공급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게 사실"이라면서 "여기에 이번 규제지역 확대에 따른 대출 규제와 전매 제한 등으로 도시정비 사업 확대에 추가적인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 연구원은 "올해 들어 일부 건설사들이 산업재해 리스크로 공사 현장을 중단하는 등 안전관리 비용도 늘어나고 있다"며 "아울러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비용 리스크가 더 커져 정비 물량 감소, 비용 증가와 함께 국내 주택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