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청년 모집 지속, "캄보디아 경찰 많다" 회피 지시
고수익을 내세워 한국 청년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한 뒤 감금·폭행하는 범죄조직의 '관리 직원'들이 여전히 국내 온라인을 통해 인력을 모집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캄보디아 납치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후에도 범죄조직은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제3국을 경유하도록 지시하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5일 해외 일자리 중개 플랫폼 '하데스 카페'에 올라온 구인 게시글을 통해 해당 조직의 텔레그램 계정을 확인한 결과, 실제 '관리직원'을 모집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자가 직접 연락하자 곧바로 "가능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텔레그램으로 연결된 모집책 A씨는 처음부터 "보이스피싱 사무실"이라고 설명하며, "국내에서는 불가능하고 캄보디아 현지로 와야 한다"고 안내했다. 이어 전화를 걸어 "왜 일이 필요하냐", "도박했냐" 등 신상정보를 캐물었고, "보이스피싱 경험이 없으면 2~3주면 배울 수 있다"며 "신입도 한 달에 5천 달러 이상 번다"고 유혹했다.
A씨는 최근 캄보디아 내 납치·감금 사건이 잇따른 점을 의식한 듯 "요즘 유튜브나 뉴스에 많이 나오지만, 우리는 안전하다"며 "개인 숙소를 제공하고 첫 달에는 지원금도 준다"고 안심시키려 했다.
그러나 동시에 "인천공항에서 바로 오면 안 된다"며 "지금 한국 경찰이 캄보디아에 많이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해공항에서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들어오라"며 "비행기표를 대신 예매해줄 테니 일부 비용만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국내 수사망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회피로 보인다.
한편, 지난 2년간 캄보디아 내에서 한국 청년 감금·고문·사망 사건이 잇따르며 '하데스 카페'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카페 운영진은 이날 오후 "합법적 구인·구직 공간으로 운영해왔지만 불법 요소가 침투했다"며 "캄보디아 등 해외 고수익 관련 게시물을 전면 삭제하겠다"고 공지했다.
실제로 공지 이후 사이트에서는 해외 아르바이트 구인 게시물들이 빠르게 삭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