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 교착 속 투자심리 위축
작년 최대 실적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
미국발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올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었다. 정부는 국내 정치 불안과 글로벌 통상 환경 악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산업통상부는 15일 "올해 3분기 누적 외국인직접투자 신고액이 206억5천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51억8천만달러)보다 18% 감소한 수준이다.
대구는 3분기까지 24건, 1천600만달러로 1년 전 보다 78.7% 줄었다. 경북은 58건, 3억3천4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2% 감소했다.
산업부는 상반기 국내 정치 상황 불안에 더해 한미 관세 협상 교착 등 미국발 통상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된 점이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누적 신고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올해 3분기 누적 신고액은 지난 5년 평균(203억5천만달러)을 소폭 웃돌았다. 산업부는 전반적 감소세 속에서도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수준의 투자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에서 화학공업, 유통,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돼 58.9% 증가했다. 반면 유럽연합(EU)은 36.6%, 일본은 22.8%, 중국은 36.9% 각각 감소했다.
투자 유형별로 보면 생산시설을 직접 설립하는 그린필드형 투자는 지난해보다 6.1% 줄었다. 인수·합병(M&A)형 투자는 국내 M&A 시장 위축과 대형 거래 부재로 전년 동기 대비 54.0% 급감했다. 이는 전체 신고액 감소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투자 도착액은 112억9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감소했다. 미국발 도착액은 99.7% 급증했으나, EU(-41.8%)와 일본(-60.5%)에서의 도착액은 크게 줄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투자 도착액은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신고된 투자가 일정 시차를 두고 정상 유입되고 있다"며 "정부는 현금지원, 입지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국내외 유망 기업의 신규 투자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