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희망했던 60대 춤꾼, 5명 살리고 하늘의 별 됐다

입력 2025-10-15 10: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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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배려한 연극인…헌혈만 40번 넘게 하며 나눔을 실천했다

예술과 나눔을 실천했던 60대 춤꾼이자 연극인 박현덕(60) 씨가 장기기증으로 5명의 목숨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예술과 나눔을 실천했던 60대 춤꾼이자 연극인 박현덕(60) 씨가 장기기증으로 5명의 목숨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예술과 나눔을 실천했던 60대 춤꾼이 장기기증으로 5명의 목숨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월 7일 박현덕(60) 씨가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신장 양측을 기증했다고 15일 밝혔다. 박 씨는 인체 조직도 기증했는데 기능적 장애를 앓는 100여명의 환자 회복에 쓰일 예정이다.

박 씨는 같은 달 1일 수영 강습을 받던 도중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의료진의 적극적인 치료에도 불구하고 끝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면서 뇌사 판정을 받았다.

지난 2002년 기증원을 통해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신청했던 박 씨였기에, 가족은 그의 희망대로 기증을 결심했다.

가족들에 따르면 박 씨는 자신이 가진 몸과 재산을 어려운 사람에게 나누고 떠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경남 남해군 상주면에서 2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박 씨는 동아대에서 풍물패로 활동하다 대학 졸업 이후 극단 자갈치에서 연기와 탈춤, 마당놀이 등을 익혔다. 극단을 나온 후에는 객원 배우와 예술 강사로 활동하면서 마당극과 풍물패 등 다양한 공연에 참여했다.

박 씨는 긍정적이고 밝은 성격으로 남들을 배려했다고 한다. 10년 넘게 헌혈만 40번 이상 했고, 쉬는 날이면 농사를 지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박 씨의 아내 김혜라 씨는 "무대에서 환하게 빛났던 당신을 기억해. 공연할 때 살아있음을 느끼는 사람이었는데, 자연에 순응하며 살고 싶다던 바람대로 떠나게 되었구나. 사랑하고 고마워"라고 말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기 위해 모든 걸 내주신 기증자 박현덕 님과 유가족분들의 따뜻한 사랑에 감사드린다"며 "기증자와 유가족의 사랑이 다른 생명을 살리는 희망으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