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한 가운데 개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가 여야 설전으로 아수라장이 된 것과 관련해, 진중권 시사평론가가 이를 한국인 납치 피해가 발생한 캄보디아에 빗대 비판했다.
진씨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광란의 홍위병 쇼. 사법부의 수장이 완장 찬 질 떨어지는 정치 폭력배들에게 인질로 잡혀 1시간 반 동안 조리돌림당하는 21세기 인민재판의 현장을 생중계로 지켜봤다"며 "여기가 캄보디아냐. 참담하다"고 했다.
그는 "개딸(더불어민주당 강성 지지층) 정치가 정당을 잡아먹고, 국회를 잡아먹고, 이제 사법부마저 잡아먹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며 "법사위의 깽판을 이제는 여당에서도, 대통령실에서도 통제를 못 하는 상황이다. 수준 좀 보라"고 말했다.
이날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는 여야의 고성과 항의로 뒤덮이며 격한 설전이 끊이질 않았다. 조 대법원장은 관례대로 인사말을 하고 이석하려 했으나,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이를 허가하지 않아 자리를 뜨지 못했다.
결국 조 대법원장을 앉혀놓고 시작된 질의응답에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한덕수 국무총리를 만난 적 있느냐'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속도 처리한 선거법 재판이 옳았다고 생각하느냐' ▷'윤석열과 만난 적이 있느냐' 등 질문 세례를 쏟아냈다. 조 대법원장은 허공을 주시할 뿐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여전히 내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당연히 필요한 것들에 대해 국회가 (대법원장에게) 물어볼 수 있다"고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으나, 국민의힘은 삼권분립에 어긋난다고 반박했다. 나경원 의원은 "추 위원장의 논리대로라면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도 상임위 국감장에 나와야 한다.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을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친여 성향의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일본 사무라이 복장의 인물 옆에 '조요토미 희대요시', '이틀 만에 6만 쪽의 전자문서를 다 읽음', '탄핵' 등의 문구를 적은 사진의 손팻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극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나 올라올 법한 조 대법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이미지를 꺼내 든 것은 경악을 금치 못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