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출신·경북대 졸업, 디지털 엑스선 촬영 시장 내다보고 2003년 회사 설립
일반 촬영용 X-ray 시스템 분야 연간 생산량 세계 최대…2023년 김천 공장 증설
매출 90% 수출…전 세계 약 130개국, 300개 딜러망, 전세계 약 4만대 설치
"전세계 의료용 엑스선 촬영장비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 자부
의료 영상 진단 분야는 X-ray, CT, MRI, 초음파 등 다양한 영상 진단기기를 활용해 질병의 조기 발견과 정밀 진단을 하는 의료 핵심 산업이다. 시장 규모는 약 400억 달러, 이 중 엑스레이 시스템 시장 규모는 약 50억 달러에 달한다.
코스닥 상장법인인 (주)디알젬(DRGEM)은 경기도 광명에 본사를 둔 X-ray 시스템 전문 제조업체다. 일반 촬영용 X-ray 시스템 분야에서 연간 세계 최대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130개국·300여개 딜러망을 통해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디알젬 브랜드 및 글로벌 기업 OEM으로 판매하는 등 전체 매출 90% 이상이 수출이다.
경북 칠곡 출신으로, 경북대 대학원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한 박정병(61) 대표이사가 2003년 디알젬을 설립했다. 박 대표이사는 "박사과정에서 방사선 영상검출기 관련 논문을 쓰게 됐는데, 디지털 엑스선 촬영장치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회사 설립 당시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을 통해 진단 영상기기 분야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 디알젬 설립 계기는?
▶경북대 대학원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했습니다. 박사과정에서 방사선 영상검출기 관련 논문을 썼는데, 디지털 엑스선 촬영장치에 응용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1996년 졸업 당시 디지털 엑스선 관련 논문도 찾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만, 필름 카메라 시장이 디지털 카메라 시장으로 급변하는 시기였기에 진단용 엑스선 촬영장비도 디지털 방식으로 변화되는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엑스선 촬영시스템을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했습니다.
대학원 졸업 후에는 산업자원부 중기 거점 과제로 디지털 엑스선 시스템 관련 연구개발 필요성을 주장하는 제안서를 제출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제는 4년간 정부지원금 약 100억원에 산학연 컨소시엄으로 진행됐으며 과제 수행 후 창업할 수 있었습니다.

- 회사 설립 전후 힘들었던 점은?
▶처음 2명으로 시작해서 지금 약 300명이 디알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기술집약형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투자나 지원금 등을 받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부족한 연구개발 자금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긴요하게 사용하며 제품 개발을 했습니다. 제품화 가능한 정부 과제만 신청했고 이러한 과제를 통해 인허가까지 받아 신제품을 출시 했습니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시장에 판매되지 못하면 의미 없습니다. 지난 25년간 저에게 연간 휴일은 5일, 하루 15시간은 일한 것 같습니다. 제품 개발 후 해외 시장부터 개척했습니다. 해외 고객은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면 설득이 돼 비즈니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창업 초기에는 돈이 없어 개인 카드로 대출 받아 해외 전시회 신청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자금이 부족해 혼자 해외 출장을 무수히 다녔습니다. 한참 후 몇몇 딜러들에게 왜 나와 사업하기로 결정했냐고 물었더니, '당신은 전문적으로 잘 설명했고, 과학자 같아 사기를 당할 것 같지 않았다'고 해 웃은 일이 있습니다. 디알젬의 많은 딜러들은 처음 딜러 계약때는 디알젬처럼 조그만 회사였지만 지금은 그 나라에서 마켓쉐어 1위를 하고 있습니다.
- X-ray 시스템 제조업체는?
▶병원에서 흔히 보는 가슴 촬영과 같은 일반 촬영용 엑스선 장비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회사입니다. 2003년 설립 이후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혁신을 통해 의료용 엑스선 촬영 시스템과 핵심 부품 및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의 개발·제조·판매하는 글로벌 X-ray 전문 기업입니다.
엑스레이 시스템은 고정형·이동형, 바닥지지형·천정 지지형, 수동이동형·자동이동형 등 다양한 제품군이 있으며, 전 세계 약 130개국, 약 300개 딜러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4만대가 설치됐으며, 매일 약 200만 명 이상의 환자가 디알젬 장비로 건강 진단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수출이며 디알젬 브랜드 및 글로벌 기업에 OEM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의료용 엑스선 촬영장비 분야에서는 경쟁력 있는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 의료 영상 진단 분야 전망은?
▶X-ray는 2000년 초에 필름에 엑스선 사진을 획득하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엑스선 영상(Digital Radiography)을 얻는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르네상스를 열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DR영상을 바탕으로 AI 영상 진단 기술의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향후 엑스선 촬영시스템은 AI를 적용한 영상 처리 기술과 AI를 통한 자동진단 기술 등으로 고성장하는 중요한 의료 분야가 될 것입니다.
- 디알젬 만의 차별화된 기술력은?
▶진단용 엑스선 촬영 시스템의 최종 출력물은 영상입니다. 과거에는 진단에 유효한 영상획득의 책임이 주로 방사선사에게 요구됐으나, 최근에는 제조업체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 변화에 따라 디알젬은 다양한 영상처리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해 전세계 의료계로부터 호평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핵심 부품인 제너레이터, 콜리메이터, 자동 포지셔닝 기구부 등 대부분의 부품을 자체 개발 및· 제조하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핵심 부품의 자체 기술력 보유는 원가 절감 및 서비스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인허가와 관련, 국내 허가 144개 모델 승인, 미국 FDA에 106개 모델 승인, 유럽 CE에 97개 모델 승인을 받았고, 46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기는 다양한 옵션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입니다. 디알젬은 일반 촬영용 X-ray 시스템 분야에서는 연간 생산량이 세계 최대입니다. 2023년 김천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1만 대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X-ray 의료기기 분야에서 국내외 시장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연구개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연구개발이 잘 돼야 시장을 주도하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주문을 많이 받아 공장 가동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기업연구소에 주 52시간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방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우리나라는 비정상적으로 수도권이 비대합니다. 수도권의 생활비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것입니다. 지방에도 많은 좋은 회사들이 있으니, 지방 근무에 대해서도 적극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예전에는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일을 배울 수 있었지만, 요즘은 당장 실무를 할 수 있는 수준을 요구합니다. 회사에서 어떤 실무를 하는지 미리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인턴쉽 같은 과정을 권합니다.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며 자신만의 전문성을 키워나가는 용기있는 인재가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