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SG 제압하고 3선승제서 2승 도달
선발 원태인(6⅔이닝 무실점) 역투로 승리
1승만 더 보태면 플레이오프다. 삼성 라이온즈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SSG 랜더스를 잡았다.
삼성은 13일 대구에서 열린 시리즈 3차전에 출격해 SSG를 5대3으로 꺾었다. 원태인은 선발 등판해 6⅔이닝 1실점으로 역투,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삼성 타선은 상대 에이스 드류 앤더슨을 일찍 무너뜨리는 데 성공, 승기를 잡았다.

준플레이오프는 5전 3선승제. 삼성은 9일 인천에서 열린 시리즈 1차전에서 5대2로 이겼다. 하지만 11일 같은 곳에서 열린 2차전에 나섰으나 3대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2차전에서 1점 차로 진 게 아쉽다. 그래도 적지에서 1승을 건진 건 수확.
이날 승리는 중요했다. 상대를 막다른 골목으로 몰 기회.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 기록을 따져도 그럴 만했다. 여태까지 1승 1패 후 3차전을 치른 경우는 모두 7번. 이 가운데 3차전을 가져간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도 7번이었다. 확률이 100%였다.

특히 눈길을 끈 건 선발 맞대결. 삼성은 토종 에이스 원태인을 내세웠다. 지난 7일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도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 기대가 컸다. SSG의 선발은 구위가 강력한 에이스 드류 앤더슨. 장염 증세를 딛고 출격했다.
이날 원태인의 투구는 에이스다웠다. 1회초 안타와 볼넷을 내주는 등 살짝 불안했으나 이내 안정을 찾았다.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역투를 이어갔다. 최종 성적은 6⅔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투구 수 105개). 최고 시속 151㎞인 속구에 명품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잘 섞었다.

삼성의 1회말 공격은 아쉬웠다. 첫 타자 김지찬 타석 때 비로 경기가 약 30분 중단됐다. 앤더슨이 컨디션을 유지하기 쉽잖은 상황. 경기 속개 후 김지찬은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이어 김성윤, 구자욱 모두 초구를 건드려 뜬공으로 아웃됐다. 앤더슨의 투구 수를 늘려야 할 상황에서 아쉬운 선택.
하지만 3회말 승부의 균형을 깼다. 강민호의 볼넷과 류지혁의 안타 등으로 만든 2사 1, 3루 기회에서 김성윤이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때렸다. 그 과정에서 2루수 안상현이 1루에 악송구, 주자 둘이 모두 홈을 밟았다. 이어 구자욱이 2루타를 날려 김성윤마저 홈으로 불러들였다.

앤더슨은 4회말 다시 등판하지 못했다. 3회말 삼성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주무기인 강속구가 말을 듣지 않았다. 이 때문에 변화구를 많이 던졌고, 삼성 타자들이 그 점을 노렸다. SSG는 불펜을 일찍 가동할 수밖에 없었다. 앤더슨의 최종 성적은 3이닝 3피안타 3실점.
SSG는 5회말 불펜 필승조 이로운을 내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삼성이 이로운을 넘어섰다. 김지찬과 김성윤이 연속으로 좌중간 2루타를 날려 1점을 추가했다. 둘 다 상대의 속구 위주로 승부하는 점을 노려 속구를 정확하게 밀어친 게 주효했다.

구자욱의 집중력도 빛났다. 삼진으로 물러나긴 했다. 하지만 무려 17구까지 가는 승부를 벌이며 이로운의 투구 수를 크게 늘렸다. 이는 포스트시즌 한 타자 상대 최다 투구 수 신기록. 이어 김영웅이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때려 점수 차를 5대1로 벌렸다.
8회초 삼성의 호수비가 나왔다. 1사 1루에서 부상을 당한 김영웅 대신 3루 수비에 들어간 전병우가 주인공. 좌익선상으로 빠질 뻔한 최정의 타구를 잡아내 2루와 1루를 거치는 병살타로 연결했다.

9회초 위기를 맞았다. 2루수 양도근이 첫 타자 류효승의 내야 플라이를 잡지 못한 게 화근. 이어 불펜 배찬승이 상대 고명준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점수 차가 5대3으로 좁혀졌다. 다행히 급히 투입된 마무리 김재윤이 세 타자를 잘 막아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