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스스로 기획·참여한 'IB 수업 설계 연수' 큰 호응
경북교육청, 교사 주도형 학습문화로 학교 수업 혁신 본격화
경북의 교사들이 교실을 바꾸고 있다. 강의실의 중심이 교사에서 학생으로, 그리고 교사의 역할이 '가르치는 사람'에서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 바뀌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국제 바칼로레아) 철학을 기반으로 한 교사 주도형 수업혁신을 확산하고자 현장 중심의 다양한 연수를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지식 전달'이 아닌 '탐구와 성찰 중심의 수업'을 만들어가고자 교사들이 직접 배우고 기획하는 새로운 학습문화가 자리 잡는 셈이다.
지난달 25일 김천여자고등학교에서 열린 'IB 철학 기반 수업 설계 전달 연수'는 이러한 변화를 대표하는 현장이었다. 이번 연수는 경북교육청의 IB 확산 정책에 공감한 김천여고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한 프로그램으로 교사들의 전문적 학습공동체가 실제 수업 혁신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연수는 단순한 강의가 아닌 '교사 체험형 워크숍'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가 교사들은 IB의 핵심 가치인 '탐구·성찰·협업'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직접 수업을 설계하고 모의 수업을 통해 학습자 중심의 교수법을 실험했다. 특히 지난 7월 경북교육청이 주최한 'IB OPEN CLASS' 프로그램을 학교 실정에 맞게 재구성해 실제 교실에서 적용 가능한 교수전략을 구체화했다.
교사들은 소규모 팀별 워크숍에서 IB Summer School의 사례를 참고해 수업 주제를 정하고, 교과별 학습목표를 IB 학습자상(IB Learner Profile)에 맞게 조정했다. 이후 서로 수업안을 공유하며 피드백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수업의 방향성과 학습자의 참여 방법을 함께 모색했다.
연수에 참여한 김천여고의 한 교사는 "IB 연수를 통해 교사가 아닌 학생의 시선에서 수업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며 "수업 설계의 작은 변화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탐구하고 질문하는 교실로 바뀌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천여고는 이번 연수를 계기로 교내에 'IB 전문 학습공동체'를 공식 조직했다. 이 공동체는 교사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해 탐구 중심·개념 중심 수업문화를 연구하고, 교사 간 수평적 피드백과 협업 문화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연수에서 도출된 수업 설계안과 피드백 자료는 교내 전체 교사들과 공유되어 학교 전체의 수업 개선으로 이어지는 중이다.
경북교육청은 현재 도내 여러 학교에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IB 학습공동체를 구성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이번 김천여고의 사례를 계기로 이러한 움직임이 도내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 수업 혁신을 통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교사 스스로 배우며 성장하는 '교사 주도형 교육혁신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이번 연수는 IB가 추구하는 학습자 중심 교육을 교사가 직접 실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경북의 교사들이 스스로 배우고 성장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학교 현장에서 수업 혁신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