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오지 근무 없는 공군 선호…2029년 경에는 군 의료 공백 발생
올해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의 숫자가 지난해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대로라면 2029년 이후 군의관 확보가 어려워 군 의료현장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3일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8월 현역병으로 입대한 의대생은 총 2천838명으로 지난해 1천363명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는 의정갈등 이전인 2023년 267명과 비교하면 10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연도별 의대생 현역병 입영자는 2020년 150명에서 2021년 214명, 2022년 191명, 2023년 267명에 불과했으나, 의정갈등이 시작된 2024년에는 1천363명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도 8월까지 2천838명이 현역병으로 입대했다.
현역병 입대 의대생들 대부분은 육군병으로 입대했으나 공군병의 비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8월까지 입대한 2천838명의 의대생들 중 70.4%(1천997명)가 육군, 26.6%(754명)가 공군에 입대했으며 해군 2.2%(62명), 해병대 0.9%(25명)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 의대생 현역병 267명 중 육군이 245명으로 91.8%를 차지하고 공군이 20명으로 7.5%를 차지한 것과 비교해봤을 때 공군의 비중이 크게 늘어났음이 확인됐다.
황 의원은 "공군 복무 기간은 21개월로 육군(18개월), 해군(20개월)보다 길지만, 격오지 근무가 거의 없고 복무 여건이 좋다는 점 때문에 지원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의대생들의 현역병 입대가 늘어난 이유로는 군사교육을 포함해 최장 38개월을 복무해야 하는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보다 현역병 복무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윤석열정부가 추진했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해 의대생들의 휴학과 수업 거부 사태 장기화가 의대생들의 현역병 입대를 부채질했고, 그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황 의원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의대생들이 의사면허를 취득하게 되는 2029년 이후에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 의원은 "군 의료 인력에 공백이 생긴다면 전방·비전방 부대의 응급처치, 긴급 수술, 상비병원 운영 등 필수 의료 서비스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장병들의 생명과 안전, 나아가 국방력 유지에도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의정갈등이 남긴 후유증을 정확히 진단하고, 군의관 수급 및 현장 의료 지원 부족 문제에 대한 실질적이고 선제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