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지옥'된 캄보디아, 올해만 한국인 납치 300건 넘어···예천 출신 20대男 출국 3주 만에 숨져

입력 2025-10-12 15:38:13 수정 2025-10-12 19:2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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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익 미끼에 속아 끌려가" 피해 급증…정부, 외교 경로 통해 강력 대응 나서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용의자 3명. 캄보디아 경찰청
한국인 대학생 박모씨(22) 살인 혐의로 기소된 중국인 용의자 3명. 캄보디아 경찰청

캄보디아가 한국 청년들에게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올해만 지난 8월말까지 300여명이 넘는 한국인 납치 신고가 접수됐으며, 최근에는 경북 예천 출신 20대 남성이 고문·폭행 등을 당한 채 현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7월17일 출국한 A씨는 3주 뒤인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경찰은 부검에 앞서 진행한 검안에서 A씨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기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캄보디아 현지에서 대포통장을 판매하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출국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A씨를 캄보디아로 유인한 국내 대포통장 모집책 1명을 검거해, 지난달 구속 송치했다. 캄보디아 검찰은 A씨 사망 사건과 관련된 중국인 3명을 지난 10일(현지시간) 기소했다. 현지 검찰은 이들에게 살인과 폭력, 온라인 사기 연루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인을 확인하기 위해 본청·경북청 수사관 등을 현지에 보내 캄보디아 당국과 공동으로 부검할 계획이다. A씨 시신은 2개월 넘게 송환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시신 인도 및 장례 등은 현지 경찰의 수사가 마무리돼야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 간 절차를 거쳐 부검 후 시신 인도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정확한 사인 규명과 배후 수사에 집중하겠다"라고 했다.

한편 2022~2023년 연간 10~20건 수준이었던 캄보디아 현지 한국인 납치 신고는 지난해 220건, 올해는 8월말 기준 330건으로 크게 늘었다. 현지에서 체포된 한국인도 2023년 3명, 2024년 46명에서 올해는 7월말까지 144명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취업사기·감금 피해 등은 252건으로 이들 대부분은 '고수익 해외취업'에 속아 범죄조직에 납치된 피해자들로 확인됐다.

정부는 캄보디아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 납치, 감금 등 범죄가 잇따르면서 총력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10일 쿠언 폰러타낙 주한캄보디아 대사를 초치하고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또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대한 여행경보를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