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20대 한국인 대학생의 시신이 2개월째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10일 "이재명 정부의 무능이자 외교 실패"라고 비판했다.
당 '이재명 정권 무능외교·국격실격 대응 특별위원회' 소속 김건·유용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지났지만, 외교당국은 현지 정부와 협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위는 "문제는 위기 대응의 최전선에 있어야 할 주캄보디아 대사가 공석이라는 점"이라며 "현지 정부와 직접 협의하고 신속히 대응해야 할 대사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국민 생명을 지켜내겠다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73개 재외공관 중 43곳이 대사나 총영사 없이 방치돼있다. 외교 비상사태"라며 한국인 피해자 시신의 조속한 송환과 범부처 협조체계 강화, 조속한 공관장 인사 등을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논평에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야말로 국가의 가장 큰 책무"라며 "이를 외면하는 것은 무능이며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인력·예산 부족, 공관 업무 마비 등 구조적 한계 운운하기 전에 가능한 외교적 수단을 총동원해 정확한 피해 실태를 파악하고 피해자를 돕기 위한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현지 박람회 방문을 목적으로 캄보디아로 출국한 대학생 A씨가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A씨가 범죄조직의 고문에 따른 극심한 통증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다.
A씨는 앞서 지난 7월 17일 가족들에게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캄보디아에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일주일 뒤 A씨의 가족에게 한국계 중국인(조선족) 말투를 쓰는 협박범이 전화를 걸어와 "A씨가 사고를 저질러 해결해야 한다"며 5천만원이 넘는 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가족은 해당 전화 통화 후 경찰과 외교부에 신고했다.
경찰과 외교부는 A씨 가족에게 돈을 보내지 말고 현지 경찰에게 (A씨) 위치와 사진 등을 보내라고 안내했지만, 가족들은 A씨의 위치를 알 수 없었고 그사이 가족들은 협박범에게 걸려 온 전화로만 A씨의 생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흘 만에 협박범 전화가 끊겼고 A씨는 2주 뒤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외교부는 "캄보디아 사법당국에 신속한 수사를 요청하고 국내 유족과 소통하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지속 제공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