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국정자원 현장방문…피해 복구 상황 보고받아

입력 2025-10-10 12:48:42 수정 2025-10-10 14: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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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냉부해 공세' 진화 시도 관측도…대통령실 "예능 관계없이 정해둔 일정"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화재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을 찾아 화재 발생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화재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대전 유성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을 찾아 화재 발생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전 화재 피해 복구작업이 진행 중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대전 본원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추석 연휴 직후인 이날 당초 계획한 대로 연차를 냈으나, 이번 사고가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로 이어지는 등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휴가 도중 현장 방문 일정을 잡았다.

이날 기준으로 장애가 발생한 행정정보시스템의 복구율은 30.2%를 기록 중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정부는 화재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전날에야 전체 장애 시스템의 수를 647개에서 709개로 정정하는 등 대처가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현장에 도착한 이 대통령은 우선 화재구역 배터리를 모아 둔 냉각 침수조를 둘러본 뒤 불이 난 5층 전산실을 찾아 발화 원인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배터리 적재 방식에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물었다.

이어진 현장 간담회에서는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의 복구 진행 상황 및 향후 계획에 대한 보고가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복구가 중요한 만큼 예산이나 인력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국가 전산 자원의 중요도는 국방과 비견할만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고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상근무 중인 행정안전부 및 복구업체 직원들을 향해 "이제 전산 데이터는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는 점을 온 국민이 느끼게 됐다. 자부심을 갖고 일해달라"고 격려했다.

현장 근무자들은 명절 연휴도 반납한 채 복구 작업을 하고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하면서도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화답했다고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이 브리핑에서 전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이 대통령은 이들이 정신적·신체적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한 근무 환경을 갖춰 달라고 지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연휴 동안 정치권에서 이 대통령의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출연을 둘러싼 날 선 언쟁이 지속됐던 점 역시 이번 일정의 배경이 됐을 것이란 시선도 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초유의 디지털 대란에서 수습책임을 공무원에게 맡긴 채 예능 카메라에 섰다"며 "냉장고가 아니라 관세를 부탁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물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해당 방송이 'K푸드 홍보'라는 목적에 부합했다며 오히려 대통령 출연을 문제 삼은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지만, 어쨌든 이 대통령으로서는 공방이 장기화하는 것은 반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이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하고자 현장 방문을 결정한 것 아니겠느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명절에도 쉬지 못한 채 복구에 매진한 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자리"라며 "이전부터 결정해 둔 일정으로, 예능 공방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