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무정전전원장치(UPS)에 쓰인 배터리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높은 각형·LFP(리튬, 인산, 철) 양극재로 기술 전환이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 이후 배터리 업계는 당국의 조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화재가 발생한 배터리와 2022년 카카오 먹통 사태로 이어진 성남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현장에서 불에 탄 배터리가 모두 파우치형 삼원계 배터리라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번 화재는 2014년 납품된 파우치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UPS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파우치형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구현하고 열 발산이 잘 되는 장점이 있지만 손상 위험이 큰 데다 내부에서 발생한 가스로 배터리가 팽창하는 스웰링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크다는 약점이 있다.
반면 각형 배터리는 금속 케이스 설계를 통해 배터리 셀 자체에 가스 방출 벤트나 회로 차단 퓨즈 등 화재 방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다. 또 LFP는 배터리 소재 중 열 폭주 개시 온도가 삼원계에 비해 낮아 화재 안전성 면에서 우위가 뚜렷하다.
국내 배터리 3사는 배터리 안전성이 중요시되는 흐름에 따라 관련 기술의 개발 및 도입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이미 2011년 울산 공장에서 처음 각형 배터리를 양산하며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선 각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분야에서 가장 앞서 있다. 미국에서 생산 체제를 가장 먼저 갖추고 잇따른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SK온도 지난 3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에서 "세계적으로 각형 배터리가 흐름을 타고 있다"며 "개발은 완료했고 양산을 위해 최대한 '스피드 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