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호 태풍 나크리가 8일 낮 발생했다.
▶일본기상청은 이날 오후 3시 발표를 통해 앞서 추적하던 열대저압부a가 괌 북서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했다고 알렸다.
태풍 나크리는 앞으로 북서진 경로를 좀 더 이어나가 11일까지 일본 오키나와 열도 동쪽이자 큐슈 남쪽 해상까지 북상할 전망이다.
이어 11일부터 경로를 급히 북동진으로 꺾는다. 이후 완만한 북동진을 하며 큐슈와 시코쿠, 혼슈 등 일본 본토 남쪽 해상을 이동할 전망이다. 13일쯤에는 도쿄 남쪽 해상에 다다른다.

우리 기상청도 같은날 오후 5시를 기해 태풍 나크리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태풍은 11일까지 강도 1의 위력을 나타내고, 경로를 전환해 일본 남쪽 바다를 지나는 11일부터는 강도 2로 위력이 한 단계 상승할 것으로 본다.


다중앙상블(GEFS) 모델과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앙상블(Ensemble) 모델 등 앙상블 기반 기상모델들도 한 맥락의 C자 커브, 즉 유턴을 하는 경로를 전망하고 있다.

▶이같은 23호 태풍 나크리 예상경로를 보면, 22호 태풍 할롱이 최근 밟아온 경로 및 앞으로 밟을 경로와 꽤 겹쳐진다.
이날(8일) 오후 현재 태풍 할롱이 일본 혼슈 남쪽 해상에서 그간 이어온 북서진 경로를 북동진으로 막 전환한 상태인데, 태풍 할롱 역시 앞으로 완만한 북동진을 할 것으로 보이고, 이 길을 후배 태풍 나크리도 따라갈 모양새다.
두 세력 간 거리는 1000여km정도 되는데, 이 경우 태풍끼리 영향을 공유하는 '후지와라 효과'가 발생했는지 여부도 따져볼 만하다.
후지와라 효과는 2개 열대저기압(태풍 등)이 서로 1000~1500km 거리에 인접할 때 상호 간 진로와 세력 등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뜻한다. 후지와라 효과의 여러 유형 중 하나가 한 세력이 앞서 가면 다른 세력이 뒤따르는 것이다.


다만, 현재 각국 기상당국이 업데이트하고 있는 태풍 할롱 예상경로와 비교하면 태풍 나크리는 일본 본토 남쪽 연안에 바짝 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할롱보다는 15호 태풍 페이파(9월 4~5일)와 닮은꼴 경로가 나올 수도 있다.
나크리(Nakri)는 태풍위원회 14개국 중 캄보디아에서 낸 태풍 명칭으로, 꽃의 한 종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