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년에 현금만 1억 넘게 축적한 국회의원 몇 명?

입력 2025-10-07 12: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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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나홀로 벌이' 국회의원 가운데 총 6명의 현금성 자산이 1년에 1억1천만원 이상 늘어났던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의원은 세후로 1년에 1억3천만원 정도 버는데 1인 가구 연평균 지출액 2천만원을 빼면 국회의원이 1년에 모을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은 최대 1억1천만원 정도다. 쉽게 말해 1억1천만원 이상 현금성 자산이 증가했다면 반드시 그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올해 재산 신고 때 지난해에 비해 2억5천676만원이 늘어 의정 기간 내 1년 새 가장 많은 현금성 자산이 오른 의원으로 확인됐다.

5일 매일신문은 국회 공직자윤리시스템에 공개된 재산신고 내역을 연도별로 전수 분석해 혼인 상태가 아닌 의원 가운데 1년에 1억1천만원 이상 재산이 늘어난 의원이 있는지 확인했다. 결혼을 하면 배우자의 수입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현진 의원은 올해 재산 신고 때 지난해에 비해 2억5천676만원이 늘었다. 소유하던 오피스텔을 팔고 받은 돈 1억1천500만원과 조의금 때문이었다. 배 의원 측은 "애초에 재산 총액 자체가 크지 않아 올해 집계 때 상대적인 증가폭이 크게 보인다"며 "가족상이 있었고 조의금이 포함됐다. 신고서에는 통상 지침대로 사유를 '급여 및 저축'으로 적었다"고 했다.

배 의원 다음으로 많은 재산이 순식간에 늘어난 건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김 의원의 2017년 재산 내역을 보면 전년도에 비해 1억9천476만원이 늘었다.

김 의원 측은 "2017년 순자산 증가분으로 보이는 상당 부분은 선거비용 환급과 차량 리스 비용 때문에 잡혔던 채무가 일시에 상환되면서 일어난 착시"라고 했다. 선거 때 일시적으로 빌린 9천만원이 선거비용 환급으로 들어왔고 의정 초기에 리스로 차량을 이용하면서 7천3백만원대 채무가 일시적으로 기재됐는데 이 때문에 튀어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다음은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이었다. 2017년에만 현금성 자산이 1억5천521만원 늘었다. 임 의원 측은 "2017년에는 퇴직금 정산이 있었다"고 했다. 임 의원은 사조대림에서 근무하며 노동운동에 몸담았다. 한노총 경기본부 상임부의장과 경기본부 여성위원회 위원장, 여성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부위원장을 역임하다 국회의원이 됐다.

이준석 의원의 올해 재산 공개 때 현금성 자산은 1억4천990만 원이 증가해 있었다. 이 의원은 "상계동에서 쓰던 사무실 전세 계약이 빠지면서 그 비용이 정리됐고 국회의원 7개월간의 소득, 그리고 선거비용 환급 시차 때문"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가운데에서도 1년에 1억원 이상 현금성 자산을 축적한 의원이 있었다. 송옥주 의원은 2020년 1억2천312만원이 늘었다. 송 의원 측은 "생활 지출을 줄이고 예금으로 묶어둔 결과 예금 이자도 보태져 매년 1억 이상의 증가가 잡힐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2022년 1억1천215만원을 모았다. 장 의원 측은 "미혼에 반지하에 살 정도로 생활이 검소하고 방송 출연 시 소정의 출연료가 있다"고 했다. 지출이 적고 부수입도 있는데 저축도 열심히 해서 자산이 누적됐다는 설명이었다.

비례대표로만 2선 의원이 된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1억1천만원 미만이었지만 거의 1억1천만원 현금성 자산이 늘었던 의원이었다. 그는 2021년 1억908만원의 현금성 자산을 축적했다. 김 의원 측은 "혼자 생활하고 지출이 거의 없어 연봉 내에서 연 1억원 정도의 저축이 가능하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1년에 세전 기준 약 1억5천700만원 가까운 보수를 받는다. 일반수당과 관리업무수당 등 기본급이 세전 약 9천200만원 수준이고 밥값 170만원, 매년 1월과 7월 354만원씩 지급되는 정근수당과 설·추석에 명절휴가비 425만원까지 받는다. 또 매달 입법활동비 314만원과 특별활동비 78만원 등의 추가 경비도 있다.

쉽게 말하면 세후 월평균 1천100만원, 1년에 1억3천만원 정도 번다. 1인 가구 월평균 지출액은 163만원(2023년 기준)으로 1년 기준 2천만원 정도 된다.

매일신문은 이번 취재에서 정치후원금 계좌와 부모·조부모 재산은 완전히 제외했고 본인 명의의 부동산·차량·금 같은 자산평가 변동분도 전부 뺐다. 예금·주식·채권·현금 등 오직 현금성 자산만 기준으로 분석했다. 초선 의원의 경우는 지난해 5월30일 첫 신고와 12월 31일 정기공개가 기준이어서 사실상 7개월간의 변동치만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