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타이어 브랜드 한국타이어를 생산하는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이 배임·횡령 혐의로 구속된 기간 동안 산하 상장사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수십억원 보수를 받아온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그룹 산하 비상장사에서도 보수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한국앤컴퍼니소수주주연대'는 "조 회장이 한국앤컴퍼니그룹 산하 한국프리시전웍스(옛 MK테크놀로지) 이사로 등기된 2018년 직후부터 현재까지 경영진 보상내역 변동을 보면 최근 6년 간 단기급여 약 4억원 이상이 갑자기 증가했다"며 "한국프리시전웍스는 비상장사로 임원 개인에 대한 보수 지급에 대해 공시 의무가 없지만 조 회장의 전력을 봤을 때 급여를 받았을 것으로 강하게 추정된다"고 밝혔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타이어 금형을 제작하고 판매 등을 하는 회사로 2011년 한국앤컴퍼니그룹으로 인수됐다. 조 회장은 2018년 3월부터 한국프리시전웍스 이사로 재직 중이다.
소수주주연대가 이와 같은 의혹을 제기한 배경에는 조 회장의 보수 논란이 자리한다. 조 회장은 2023년 3월부터 11월까지 구속됐었다. 당시 그는 한국앤컴퍼니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등기이사이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이었다. 그는 구속됐던 그해 두 회사로부터 보수로 총 78억4천900만원을 챙겼다. 일급으로 계산하면 하루 2천150만원을 받은 것인데 구속된 기간인 265일로 환산하면 구속된 상태로 57억원을 받은 셈이다.
이에 소액주주 일부는 지난달 소수주주연대를 결성했다. 횡령과 배임으로 회사에 피해를 입혀 구속된 사람이 업무 수행도 불가능한데 보수를 수령하는 건 부당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소수주주연대는 최근 한국앤컴퍼니에 부당 지급된 조 회장 보수를 환수하는 법적 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가 나서지 않으면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도 같은 요구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대해 한국프리시전웍스는 답변을 거부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관계자는 "조현범 회장이 구속 기간에 프리시전웍스에서 보수 수령했다는 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조 회장은 2014년 2월에서 2017년 12월 사이 한국앤컴퍼니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약 875억원 규모의 타이어 몰드를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아 2023년 3월 구속 기소됐다. 이 거래로 한국앤컴퍼니가 131억원 규모의 손해를 입었다는 것이었다.
검찰은 한국프리시전웍스가 이 거래로 얻은 이익 가운데 일부가 조 회장에게 흘러갔다고 판단했다.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조 회장에게 약 64억원을 배당했기 때문이었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법인차량·법인카드 사적 사용과 이사비·가구비 대납, 계열사 자금 사적 대여를 해 회사 자금 약 75억5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았다.
조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석으로 잠시 풀려났다. 하지만 지난 5월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고 다시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