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환경 급변하는데… 당국은 갈라파고스 정책만"

입력 2025-10-01 17:34:46 수정 2025-10-01 17:4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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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 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 본점 현황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가상자산 산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흐름에 뒤처지는 규제로 국내 시장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거래소들이 시작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곧이어 제한하면서 논란이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원화 예치금이나 가상자산을 담보로 가상자산을 대여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다. 금융당국은 여기에 가상자산 레버리지(차입) 대여 서비스와 금전성 대여 서비스 제한 등 내용을 포함했다.

지난 7월 주요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용자 피해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빗썸은 보유 자산이나 원화를 담보로 코인을 4배까지 빌릴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고, 업비트는 원화 예치금이나 디지털 자산을 담보로 최대 80% 대여해 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의 경우 시세 변동 시 이용자에게 큰 손실을 안길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서비스와 함께 대부업법 위반 소지가 있는 금전성 대여 서비스 또한 제한하기로 했다.

주요 거래소가 해당 서비스를 내놓은 지 2달여 만에 당국이 나서 서비스를 축소시킨 셈이다. 일각에선 이 같은 규제 강화가 가상자산 시장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낡은 규제로 인해 가상자산의 해외 유출이 이어지는 상황인 만큼 보다 유연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차남 에릭 트럼프는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업비트 D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가해 가상자산 시장 성장을 위해선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에릭 트럼프는 "미국이 디지털자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그것을 믿고 이해하는 대통령과 내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우리 세대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자 훌륭한 가치 저장 수단이 될 것"이라며 "손 놓고 있으면 뒤처지고 멸종한다. 미국을 보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기를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