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의 美정부 셧다운…웃는 트럼프, 코스피는 반짝 상승

입력 2025-10-01 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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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정부가 7년 만에 셧다운(업무 중단)에 돌입했다. 의회가 건강보험 지출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기한 내 예산안을 처리하지 못하면서 정부 기능이 멈췄다. 이번 사태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과 통화정책에 파급효과를 낳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신용과 경제 체력 약화를 심화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셧다운 정국의 최대 수혜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대한 연방정부를 개혁할 기회"라며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공무원 구조조정과 예산 절감 명분을 내세워 지지층 결집을 노린 행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셧다운을 계기로 행정조직을 재편하고 구조조정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은 안도 랠리를 이어갔다. 9월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3거래일 연속 강세를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81.82포인트(0.18%) 오른 46,397.89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고, S&P500지수는 0.41% 상승한 6,688.46, 나스닥지수는 0.31% 오른 22,660.01에 거래를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셧다운으로 인한 경기 둔화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높이며 시장이 회복세로 전환했다"며 "셧다운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험적인 부분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1.23(0.91%)p 오른 3,455.83에 마감했다. 장중 3,459.74까지 오르며 강세를 이어갔고, 코스닥지수도 3.35(0.40%)p 상승한 845.34에 거래를 끝냈다. 투자자들은 셧다운을 경기 둔화 리스크보다는 금리 인하 명분 강화로 받아들이며 매수세를 확대했다.

그러나 셧다운의 장기적 파장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셧다운이 반복될수록 미국 정부가 '가난해지는 정부'로 전락하고, 재정 건전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이는 미국의 국제 신용도를 위협하는 동시에 무역정책에서도 관세 협상 강경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을 키운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에는 고율 관세 부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미 책임연방예산위원회(CRFB)의 마크 골드윈 수석 부위원장은 "경제가 안정적일 때는 셧다운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그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ABC방송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