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 8천304GWh, 작년보다 10.9% 증가
주택용 전기 판매수입은 17.4% 늘어, 전기요금 누진제 영향
올해 7월 이례적인 더위로 냉방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역대 7월 중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7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8천304GWh(기가와트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9% 증가했다. 이는 역대 7월 중 가장 많은 수준이다. 7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 증가 폭은 전체 전기 판매량 증가 폭(3.7%)을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산업용 전기 판매량은 0.2% 감소했고, 상업시설 등에 해당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은 6.3% 늘었다. 7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급증한 건 예년보다 빠르게 찾아온 폭염으로 냉방수요 증가한 영향이 컸다.
기상 여건에 더해 전반적인 경제력 향상과 일상의 전기화 가속 등 구조적 경제·사회적 변화로 주택용 전기 사용은 꾸준히 증가해 왔다. 연간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2018년 7만GWh, 2022년 8만GWh를 각각 돌파해 지난해 8만6천989GWh에 달했다. 지금과 같은 추세면 올해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9만GWh를 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용 전기 이용자들이 느끼는 전기요금 부담 증가 폭은 실제 늘어난 전기 사용량보다 컸다. 지난 7월 주택용 전기 판매 수입은 1조3천508억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7.4% 증가했다. 전기요금 증가 폭이 전기 사용량 증가 폭보다 높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누진제 적용을 추가로 받는 가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당국은 누진제 전기요금을 주택용에만 적용하고 있다. 여름철인 7~8월에는 주택용 전력 요금 체계를 ▷300kWh 이하(1kWh당 120원) ▷300kWh 초과~450kWh 이하(214.6원) ▷450kWh 초과(307.3원) 세 단계로 나누고, 사용량이 많을수록 높은 요금을 부과한다. 기본요금도 300kWh 이하일 땐 910원이지만 300kWh를 넘으면 1천600원, 450kWh를 초과하면 7천300원이 각각 적용된다.
450kWh를 '전기 과소비' 기준으로 보는 현행 기준은 2018년 이후 8년째 변함없이 유지 중이다. 누진제 최고 구간 적용을 받는 가구가 급증한 만큼 구간을 현실에 맞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2020년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에너지총조사'를 수행한 결과 4인 가구의 7~8월 월평균 전기 사용량은 427kWh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