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확보 근로자들 건설 현장 속속 복귀 중
관세협상 타결 지연에 비자 문제 영향 '촉각'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이달 4일 벌어진 대규모 구금 사태 이후 한국 기업들이 조심스럽게 사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비자 제도 개선 논의 전망이 불투명한 탓에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조지아주 커머스에 위치한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켄터키주에 있는 포드와의 합작 공장 블루오벌SK(BOSK) 등 이미 가동 중인 생산 시설에 단기 상용 B-1 비자 소지 인력들을 복귀시켰다.
사태가 발생한 조지아주에 있는 현대차 합작 공장 건설 현장을 제외하면 모든 대기 조치가 해제된 것이다. SK온은 최근 B-1 비자로 미국에 파견된 모든 인력에 숙소 대기를 지시했으나, 이제는 본격적으로 사업 정상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구금됐던 근로자들에 대한 건강 검진 및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 지원에 집중하면서 조지아주 공장 건설에 당장은 속도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한미 협의를 통해 비자 절차 개선이 이뤄질 경우 그동안 지연된 일정을 빠르게 만회할 수 있도록 대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구성원들이 안심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 중으로, 미국 출장 재개 시점은 숙고 중이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이번 사태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적법한 절차를 통해 미국 출장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다행히 스텔란티스 및 GM과의 합작 공장 건설에는 현지 업체가 참여하고 있어 비자 이슈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비자 제도 개선이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떨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후에도 3천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의 세부 내용 등을 두고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비자 제도 개선 논의가 관세협상과 별개지만 관련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전망이 불투명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외신 인터뷰에서 국내 기업들의 대미 투자 프로젝트에 대해 "비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진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