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최양락이 세상을 떠난 '개그계 대부' 고(故) 전유성과 임종 직전 마지막 인사를 나눈 사실을 전하며 깊은 슬픔을 전했다.
최양락은 26일 오전 YTN star를 통해 "3일 전 아내 팽현숙 씨와 함께 병원을 찾아가 유성 형님을 뵙고 작별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제가 일본에 머물던 중 형님의 딸과 사위가 전화해 '형님이 이제 떠날 준비를 하시는데 네가 제일 생각난다'고 전했다"며 "그 말을 듣고 서둘러 귀국해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고 했다.
이어 "형님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유머를 잃지 않으셨다. 본인이 곧 떠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계셨음에도 아픔을 내색하지 않으셨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농담을 건네며 저희를 맞아주셨다. 호흡은 힘들어 보이셨지만 말씀은 또렷했다. 끝까지 개그맨으로 살다 가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전유성은 생전 후배 양성에도 헌신했다. '코미디시장'을 운영하며 신봉선, 황현희, 박휘순 등 후배들을 발굴했고, KBS '개그콘서트' 초기 제작에 관여해 한국 공개 코미디의 틀을 세웠다.
최양락 역시 "제가 대학 1학년 때 개그 콘테스트로 데뷔했는데, 그 직후 유성 형님을 찾아뵙고 지금까지 45년 동안 인연을 이어왔다"며 "형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저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팽현숙 씨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고, 아마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학래 방송코미디언협회장이 가장 먼저 도착해 유족을 위로했고, 곧바로 이홍렬이 찾아와 영정 앞에서 오열했다. 그는 "병석에서 너무 고통스러워하셨는데 이제는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국민들을 위해 늘 웃음을 고민했던 1세대 개그맨이셨다"고 말했다.
심형래는 "저에게 친형 같은 분이었다"며 "어제는 방송도 제대로 못할 만큼 마음이 먹먹했다. 조금만 술을 덜 드셨더라면 더 오래 계셨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배우 성병숙과 코미디언 김경식, 이동우, 최승경, 신봉선, 오나미 등 동료들이 빈소를 찾았다. 전 배우자 가수 진미령과 이윤석, 박준형·김지혜 부부, 송승환 등은 근조 화환을 보내 추모했다.
이수만 A20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어릴 적 같은 교회에 다녔던 인연이 있다"며 "아이디어가 남달랐던 진정한 기인이자, 후배들에게 늘 진심을 다한 선배였다"고 회고했다.
고 전유성의 장례는 희극인장으로 엄수된다. 영결식은 28일 오전 6시 서울아산병원에서 열리며, 오전 7시 30분에는 KBS 일대에서 노제가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