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통화스와프 논의 본격화…구윤철 부총리, 美 재무장관과 뉴욕 회동

입력 2025-09-25 16:00:02 수정 2025-09-25 19:5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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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놓고 협상 난항
정부, 외환시장 충격 우려 속 '스와프 카드'로 균형점 모색

'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주 유엔(UN)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투자 패키지, 환율협상 등을 논의했다. 2025.9.25. 기재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 뉴욕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한미 통화스와프와 대규모 대미 투자 문제를 놓고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기재부는 25일 "구 부총리가 베센트 장관을 만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 투자 패키지, 환율협상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 중이므로 구체적인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상황임을 양해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유엔(UN) 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베센트 장관과 접견한 직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베센트 장관에게 "한국은 경제 규모, 외환 시장, 인프라 등 측면에서 일본과 크게 다르다"며 "이런 측면도 고려해 협상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현지 브리핑에서 전했다.

구 부총리와 베센트 장관의 만남은 지난 7월 3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관세협상 이후 처음이다. 한미 재무장관 간 양자 면담은 구 부총리가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구 부총리는 애초 24일 출국 예정이었으나 베센트 장관과 면담을 위해 출국 일정을 하루 앞당겼다.

양국 협상의 핵심은 3천500억달러(약 491조원) 규모 대미 투자펀드다. 미국은 한국이 현금으로 직접 투자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는 대규모 현금 유출이 외환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통화스와프를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 역시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한미 통화 스와프 없이 미국이 요구하는 방식대로 현금을 대거 인출해 3천500억달러를 미국에 투자한다면 한국은 1997년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방미에서 한미 재무장관 간 면담이 성사되면 한미 통화스와프 등 환율 협상에 대한 논의가 진전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 출장에 기재부에서는 최지영 국제경제관리관, 김재환 국제금융국장, 김희재 국제금융과장, 정여진 외환자금과장 등 국제금융 라인이 모두 '총출동'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정부는 미국이 무제한 통화스와프 요구를 거부할 경우 스와프 범위를 조정하는 방안, 대미 투자 일정 조정 등의 '카드' 제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투자 펀드가 통화스와프 없이 실행되면 국내 외환시장이 대규모 달러 투자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한편, 구 부총리는 25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이 대통령이 월가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소개하는 '대한민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일정을 수행하고서 27일 귀국할 예정이다.

'대한한국 투자 서밋(Korea Investment Summit)'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시간) 주 유엔(UN) 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과 만나 통화스와프를 포함한 대미투자 패키지, 환율협상 등을 논의했다. 2025.9.25. 기재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