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계에서 직류(DC) 기반의 스마트팩토리가 새로운 전력 인프라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LS일렉트릭과 한국전력공사, LG전자가 공동으로 관련 산업 생태계 확산에 나선다.
LS일렉트릭은 24일 충남 천안사업장에서 한국전력공사, LG전자와 '재생에너지 연계 DC 팩토리 구축 및 산업 생태계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직류 전원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혁신에 속도를 내고, 신재생에너지와 연계된 고효율 배전 생태계 조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LS일렉트릭은 태양광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DC 전원 설비를 비롯해 전력 변환, 차단 시스템과 마이크로그리드 설계·운영을 담당한다. LG전자는 DC 냉난방, 발광다이오드(LED), 전기차 충전기 등 특화된 직류 부하기기의 개발 및 보급을 맡는다.
한국전력은 천안사업장 DC 스마트팩토리의 운영 실적을 바탕으로 DC 설비에 대한 KC(국가통합인증마크)와 고효율 인증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관련 제도 기반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3개사는 이를 통해 발전원부터 전력망, 최종 수요처에 이르기까지 전 구간을 직류로 통합하는 차세대 에너지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과 실증, 인증, 조달을 아우르는 전방위 협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직류 기반 배전 기술은 최근 산업계에서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효율 개선을 위한 유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와 대형 공장 등 전력 소모가 많은 시설에서 DC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에너지 효율이 15% 이상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직류 배전이 기존 교류(AC)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국가 전력 효율성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앞서 지난 7월, 한전은 분산에너지활성화특별법에 근거해 장기 배전망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향후 5년, 15년에 걸쳐 대규모 투자가 예고되면서 직류 기반 인프라 도입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LS일렉트릭은 자사 DC 팩토리 솔루션을 통해 발전부터 부하 설비까지 전 과정을 자체 설계·제작·운영하는 통합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실시간 운영관리가 가능한 스마트팩토리 구현은 물론, 에너지 손실 최소화와 RE100 대응 체계 마련에도 힘을 쏟고 있다.
오재석 LS일렉트릭 사장은 "각 사가 보유한 기술력과 실증 경험, 공급망 역량이 결합돼, 직류 배전망의 실질적 모델을 구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DC가 제조업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확산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