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없이 AI도 없다…에너지가 곧 경쟁력

입력 2025-09-24 17:28:10 수정 2025-09-24 20: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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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AI 산업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겸 블랙록 회장,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호텔에서 AI 산업 글로벌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겸 블랙록 회장,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경쟁에서 한국이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망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미국 뉴욕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 의장을 접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AI 수도'로 만드는 데 협력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AI 3대 강국'을 표방하는 이재명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기반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는 방안을 협의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다만 AI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 혁신과 전력망 확충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 주도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참여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경우 미 텍사스주 애빌린에서 가동을 시작한 데이터센터는 수십만 개의 AI 칩을 구동하는 데 약 900MW(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새로운 데이터센터 완공 시 최대 7GW(기가와트)의 전력량을 갖추게 된다. 1GW는 원전 1기에 해당하며, 7GW는 일부 도시 전체와 맞먹는 규모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미국의 빅테크들은 신규 AI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면서 원전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상용화를 두고 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일본, 유럽도 다시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최근 정부가 원전 신규 건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탈원전'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와 더불어 원전 생태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는 데 원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이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산업경제를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가 바로 전력이다.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