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개막식부터 대구 본 행사까지, 2박 3일간의 역사와 화합의 시간
사할린 한인들의 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현재와 미래 세대가 함께하는 제10회 사할린의 밤 개막식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귀빈식당에서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이인선 국회의원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개막식은 대구청년들의 헌신과 참여 속에서 진행됐으며, 동시에 대구의 밤 20주년과 사할린의 밤 10주년을 함께 기념하며 지난 20년간 이어져 온 대구청년들의 따뜻한 동행을 재조명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개막식후 사할린 영주귀국 한인 어르신들은 대구로 이동해 수성구의 한 음식점에서는 엠씨에이 총동창회(회장 김재용)주최로 진행된 전야제 행사에 함께했다.
둘째날인 19일에는 대구그랜드호텔에서 대구의 밤 20주년·사할린의 밤 10주년 기념 본행사가 열렸다. 홍성주 대구시 경제부시장, 이태훈 달서구청장, 김대권 수성구청장, 박종필 대구시의원 등 지역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대구를 찾은 170여 명의 어르신들을 따뜻하게 환영했다.
행사는 프리소울 중창단의 공연과 오은비·신수진 명창의 축하무대가 이어지며 분위기를 돋웠다. 만찬 이후에는 어르신들이 직접 참여한 노래자랑이 펼쳐져, 웃음과 감동이 함께하는 흥겨운 시간이 되었다.
하태균 민족통일 대구시청년협의회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사할린의 밤에서 어르신들을 모시고 인사드릴 수 있음에 큰 기쁨과 영광을 느낀다"며 "지난 20년 동안 청년협의회가 사할린과 대구를 오가며 어르신들을 모셔온 여정이 올해도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역사를 잊지 않으려는 시민들의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경석 사할린귀국동포연합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지난 20년 동안 대구시민들이 사할린 동포들에게 베풀어 주신 사랑과 정은 잊을 수 없는 큰 선물이었다"며 "특히 이번 행사를 정성껏 준비해주신 민족통일 대구시청년협의회 하태균 회장과 회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사할린 동포 어르신들의 삶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아픈 단면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강제징용이라는 이름으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운명, 낯선 땅에서의 고단한 삶, 그리고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며 흘린 눈물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이다. 특히 강제징용 동포들 중 경상도 출신이 많았다.
이번 제10회 사할린의 밤과 대구의 밤 20주년 행사는,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역사를 올바로 기억하고, 어르신들의 삶을 살피며, 평화와 통일을 준비하는 민족 공동체의 다짐을 다시 새기는 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