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석 지음/ 학이사 펴냄
한국 발효술의 맥을 잇고, 전통주에 담긴 인문학적 의미를 풀어내는 책이 출간됐다. 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 원장 박운석 작가가 펴낸 '전통주로 빚은 인문학'은 고문헌 속에 남아 있는 수많은 전통주 기록을 바탕으로 우리 삶을 되짚는다.
책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선조들이 즐긴 술 문화의 풍경을 담는다. 선비들의 풍류와 반주 문화, 여성들이 전승한 가양주의 기록, 그리고 음주 금기까지 전통 사회의 삶을 펼쳐낸다.
2부와 3부는 술이 곧 이야기라는 사실을 증명한다. '백발의 노인이 마시면 다시 아이가 된다'는 백수환동주의 전설, 여성들이 양 숟가락으로 떠먹으며 은밀하게 즐겼던 이화주같은 이야기는 전통주가 곧 공동체의 기억임을 일깨운다.
4부는 전통주의 미래를 조망한다. 위스키, 와인, 커피만 블렌딩을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한국 전통주의 블렌딩 역사는 600년 이상 이어져왔다. 토종벼를 복원해 새로운 맛을 지닌 술을 개발하는 시도, 막걸리의 가치 재발견 등은 전통주가 가진 잠재력을 보여준다.
이 책은 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술을 즐기지 않는 이들에게는 문화와 삶의 깊이를 전해준다. 저자는 "K-술이 함께할 때 비로소 한국 문화의 가능성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1만5천원, 20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