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디지털 시장법(DMA) 등 유럽연합(EU)의 규제를 작심 비판하고 나섰다.
애플 글로벌 마케팅 책임자 그레그 조스위악 부사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EU 규제가 애플의 핵심 기술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사용자 경험과 개인정보 보호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EU 집행위원회를 비판했다.
DMA는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EU의 '빅테크 규제법'으로, 애플이 관련 책임자를 내세워 이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3월 애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이 다른 경쟁사 제품과 호환될 수 있도록 '상호운용성'을 개선하라고 명령했다. 4월에는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DMA를 위반했다며 5억 유로(약 8천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애플은 '상호운용성' 적용 제외를 요청했으나, EU 집행위는 지난 19일 애플의 요청을 기각했다.
조스위악 부사장은 "유럽 규제당국이 DMA를 급진적으로 해석해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며 "특히, 상호운용성 요구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통합되는 '애플 경험의 마법'을 근본적으로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제품과 앱이 긴밀히 통합돼 최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수천 개의 도구와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지원해 왔다"며 "카메라, 마이크, 위치 서비스 등 기기 핵심 요소들이 상호운용 가능하도록 설계해왔으며, 이를 통해 개발자와 사용자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생태계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행 EU 규제는 새 기능을 출시하는 즉시 경쟁사 제품과 동일하게 작동하도록 요구한다"며 "이는 기술적 복잡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일부는 아예 불가능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희생해야만 가능하다"고 그는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