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령시 청년몰 지원 끊긴다…일반입찰 전환에 입점 상인 "생존권 위협" 호소

입력 2025-09-23 16:48:00 수정 2025-09-23 17: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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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의료체험타운 내 점포 22곳 중 5곳만 임대
대구시, 청년몰 업무협약기간 끝나 사업 종료 선언
기존 입점 상인, "지원 끊겨 부담 가중" 반발
대구시 "청년몰 한계 부딪혀 활성화 방안 모색 중"

대구 중구 약령시에 위치한 한방의료체험타운은 국·시비 100억원을 들여 지난 2020년 8월 개관했다. 일반입찰이 진행되던 지난 18일 방문한 한방의료체험타운 모습. 김지효 기자
대구 중구 약령시에 위치한 한방의료체험타운은 국·시비 100억원을 들여 지난 2020년 8월 개관했다. 일반입찰이 진행되던 지난 18일 방문한 한방의료체험타운 모습. 김지효 기자

대구 중구 약령시의 한방의료체험타운에 조성된 청년몰이 이달을 끝으로 사실상 문을 닫는다. 대구시가 공모사업에 따른 예산 지원이 끝났다며 청년몰 점포 선정 방식을 일반입찰로 바꾸기로 하면서 이곳에 입점한 상인들은 비용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23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일부터 18일까지 이곳 점포들을 대상으로 일반입찰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입점 업체들에 제공하던 관리비 70% 감면 혜택도 없애기로 했다.

지난 2020년 8월 문을 연 약령시 한방의료체험타운 내 청년몰은 입점 가능 점포가 총 22곳이지만 현재 5곳만 운영 중이다.

대구시는 청년몰이 중소벤처기업부 지원 사업으로 조성됐지만 지난해 말 의무협약기간이 끝나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약 기간이 끝난 이후 9개월 더 운영을 이어왔지만 지원 근거가 없어진 데다 청년몰 입주 수요도 없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입점한 상인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사업 기간이 끝났다는 이유로 모든 지원을 끊는 것은 당초 정부 지원 사업 취지에 어긋날 뿐더러 상인들의 비용 부담만 가중할 뿐이라는 것이다. 대구시와 상인들에 따르면 이곳 관리비는 70% 감면 혜택 종료로 다음달부터 14.4㎡ 기준 기존 월 5만원 수준에서 20만원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일부 상인들 사이에서는 대구시가 한방의료체험타운 운영을 위해 점포를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온다. 청년몰이 비어있음에도 시가 적극적으로 입찰에 나서지 않는 등 사실상 방치했고 최근에는 2층의 한 식당에 위치를 3층으로 옮길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는 이유에서다.

한 청년몰 입점 상인은 "일반입찰은 최고가가 낙찰되는 만큼 월 30만원 수준의 임대료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관리비 감면 혜택도 없어지다 보니 부담이 크다"며 "입점 업체가 적은 것은 대구시가 그동안 입찰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지 않았고 홍보도 하지 않은 탓"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청년몰 사업은 초기 창업을 돕는 목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정부와의 협약 기간이 끝난 이후에도 특정 업체만 지원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사업은 청년 창업 인큐베이팅 목적으로 진행된 것이지 특정 업체를 계속 지원하기 위한 사업은 아니다. 청년몰 활성화는 한계에 부딪혔다고 보고 일반업체까지 입찰 범위를 넓힌 것"이라며 "층수 옮기기 제안은 공간 활용 효율성 측면에서 나온 얘기다. 현재 약령시 한방시설 활용에 대한 용역을 진행 중으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