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올해 36% 뛰었다… "우리나라 금 보유 전략 재검토해야"

입력 2025-09-21 15: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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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 보유량 10년 넘게 104t, 보유 순위 38위로 하락
튀르키예 2015년 대비 432.8% 급증, 중국도 9.4% 확대
한은은 금 유동성 낮고, 단기적인 급등락 빈번하다 판단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제 금값이 1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천682.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2.8달러(0.9%) 올랐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제 금값이 15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분 금 선물 종가는 온스당 3천682.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32.8달러(0.9%) 올랐다. 연합뉴스

금값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은행(한은)은 유동성이 낮고 가격 변동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금 보유 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의 금 보유량은 10년 넘게 104톤(t)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금 보유량 순위는 지난 2013년 세계 32위에서 지난해 38위로 떨어졌다.

반면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은 금 매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튀르키예 금 보유량은 지난 2015년 116t에서 지난해 618t으로 432.8% 급증했다. 같은 기간 폴란드는 103t에서 448t으로 335.0%, 브라질은 67t에서 130t으로 94.0%, 이라크는 90t에서 163t으로 81.1%, 싱가포르는 127t에서 220t으로 73.2% 각각 보유량을 늘렸다.

중국의 금 보유량은 2015년 1천762t에서 지난해 2천280t으로 9.4%, 일본의 경우 765t에서 846t으로 10.6% 각각 늘어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은 8천133t를 유지해 왔다.

올해 금값은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투자심리 확대와 중동지역 군사적 충돌 등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심리 확산 등에 힘입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왔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금 시세는 한 돈(3.75g)에 72만5천원을 기록했다. 지난 1월 1일 시세(53만3천원)보다 19만2천원(36%) 오른 수준이다.

이후로도 금값이 추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도 연구원은 "중앙은행 금 매수세, 금융억압 정책 부작용 헤지(위험회피)를 위해 금 매수세가 이어지는 한 금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전망"이라며 "올해 말 온스(1oz=28.3g)당 4천달러(한화 559만6천원)에 이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도 한은이 금 보유량을 늘리지 않는 건 주식, 채권 등과 비교해 유동성이 낮아 즉시 현금으로 바꾸기 어렵고 단기적인 급등락이 빈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 의원은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하는 상황"이라면서 "우리도 외환보유액 안정성과 안전자산 다변화를 위해 금 보유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