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손맞잡은 MB·박근혜…"건강하신가" 훈훈 인사

입력 2025-09-18 19:11:43 수정 2025-09-18 19:23:54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12년 만에 한 행사장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우했다. 중앙일보 유튜브 캡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12년 만에 한 행사장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우했다. 중앙일보 유튜브 캡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12년 만에 한 행사장에서 함께 모습을 드러내면서 조우했다.

두 사람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 60주년 기념식에서 손을 맞잡고 인사를 나눴다. 지난 2013년 2월 25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취임식 이후 공개 석상에서 처음 만난 자리였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먼저 도착했고, 뒤이어 박 전 대통령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아, 오랜만이에요. 여전하시고? 건강하시고요?"라며 손을 내밀었고, 박 전 대통령도 밝게 웃으며 손을 맞잡았다.

이 전 대통령은 "오늘 참석자 중에서 (박 전 대통령이) 가장 멀리서 오셨다"며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행사장까지 4시간가량 걸려 온 박 전 대통령을 배려하는 말을 건넸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오랜만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게 돼 반갑다"고 화답했다.

이날 행사 후에도 이 전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에게 "우리 박근혜 대통령님, 조심히 가세요"라고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 역시 이 전 대통령의 손을 다시 맞잡으며 작별 인사를 나눴다.

두 전직 대통령은 2000년대 후반부터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고, 정권을 잇달아 창출했지만, 서로 갈등 관계를 형성한 인물들이기도 하다. 특히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벌어진 경쟁은 한국 정치사에서도 유례없이 치열했던 경선으로 꼽힌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패배를 수용하며 승복 연설을 했지만, 이후 정치적으로는 계속 갈등이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 초기엔 친박계 공천 배제가, 박근혜 정부 들어선 친이계가 공천에서 배제되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후 각각 국정농단 사건과 뇌물·횡령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징역 22년형이 확정돼 약 4년 9개월간 복역한 뒤 2021년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이 전 대통령은 다스 관련 횡령 및 삼성 소송비 대납 혐의로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았고, 2022년 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수감 2년 8개월 만에 석방됐다.

두 전직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 취임 당시에도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아 공식 석상에서 마주할 기회가 없었다. 앞서 2017년 5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땐 취임식이 없었고,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식 땐 박 전 대통령만 참석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식장을 떠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2013년 2월25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을 마치고 식장을 떠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배웅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