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준금리 4.00~4.25%, 9개월 만에 인하 단행
캐나다은행도 기준금리 2.50%로 0.25%p 인하
"국내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 운용할 여력 커져"
주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약 9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연준이 금리를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연 4.25~4.50%에서 4.00~4.25%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금리를 모두 1.0%p 내린 뒤 9개월 동안 금리 조정을 멈춘 상태였다.
연준은 최근 고용시장의 하강 위험이 증가한 점을 반영해 '위험 관리' 성격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이 경제전망요약(SEP)상 기준금리 점도표로 올해 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3.6%로 제시한 점 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0.25%p씩 두 차례 정도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은행도 이날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익일물 레포(Repo·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2.50%로 0.25%p 인하했다. 캐나다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3월까지 7회에 걸쳐 금리를 내렸으나 이후로는 금리를 동결해 왔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경제가 약화하고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경감됨에 따라 금리를 인하하는 게 향후 전개될 위험에 대한 균형을 개선하는 데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확률도 높아졌다. 한미 금리 차(1.75%p) 축소로 외환시장 변동성 우려를 덜어낸 데다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대인 점 등을 고려하면 경기 부양책 차원에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연준이 9개월 만에 다시 금리를 내리면서 국내 경기·물가·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면서 "미국 관세정책 관련 불확실성, 주요국의 재정 건전성 우려 등 대외 위험 요인이 상존한 만큼 경계감을 갖고 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