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9월 FOMC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 단행
연준 의장 "이번 결정은 "위험관리 인하" 고용 둔화세 주목
한미 금리 차 1.75%p로 축소, 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깨고 '베이비컷'(0.25%포인트 금리 인하)을 단행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개했다는 분석과 함께 한국은행이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준은 16~17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4.50%에서 4.00~4.25%로 낮추기로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여 만의 '피벗'(정책방향 전환)이다. 연준은 작년 말 금리를 0.25%p 인하한 이후 5회 연속 동결 행진을 이어 왔다.
미국 고용시장이 둔화세를 보인 점이 금리 인하를 선택한 결정적 이유로 꼽힌다. 연준은 FOMC 발표문에서 "최근 지표들은 올해 상반기 경제활동 성장이 완화됨을 시사한다"면서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은 상승했으며, 다소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연준은 올해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4%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경제전망을 보면 올해와 내년 전망치가 상향 조정됐고,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라며 "이번 결정은 '위험관리 인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국(2.50%)과 미국 금리 차가 역대 최대인 2.00%p에서 1.75%p로 좁혀지면서 환율 상승, 자본 유출 등 외환시장이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며 금리를 내릴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한 위원은 "미약한 내수와 부진한 민간부문 고용 상황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외환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크고, 가계부채 추이도 조금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연준은 올 연말까지 금리를 0.50%p 정도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새로 공개한 경제전망 점도표에서 연준은 올해 말 금리 예상치 중간값을 3.6%로 제시했다. 종전 3.9%보다 낮춘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새로운 금리인하 사이클을 시작했다. 일회성이 아닌 추세적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연내 차기 연준 의장을 선임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연준의 정책 결정이 정치 압력에 노출될 공산이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